▶ "순간 순간이 기도하는 심정"
▶ 군의관으로 참전, 개전 후 전화 두절
"자식을 전장에 보내니 물론 걱정이 되지요. 그러나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대견스럽습니다."
텍사스주 샌 앤토니오 소재 ‘브룩스 육군병원’에서 근무하던 강중화 소령(33)이 지난달 22일 쿠웨이트로 이동 명령을 받고 떠난 후 강웅조 목사(하워드대 교회사 교수) 부부는 순간 순간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강소령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작년 가을. 병원에서 ‘화상병과’ 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전국 환자 수송을 담당하고 있는 강소령이 워싱턴 지역 화상병들을 수송하기 위해 잠시 이곳에 들렀을 때였다.
2월 22일 쿠웨이트로 이동 명령을 받고 떠난 후 몇 번의 전화 통화가 있다가 12일 새벽 "잘 있으니 염려 말라"는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금은 연결이 끊긴 상태다.
고등학교를 2등으로 졸업할 만큼 우수한 학생이던 강소령은 보이 스카웃에서 활동하며 투철한 국가관과 조국애를 길렀다. 또 컬럼비아 대학에 진학해 의사의 꿈을 키우면서도 군의관이 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부모의 권유에 순종, 인근 대학에서 ROTC 훈련을 따로 받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강목사는 "평소 진중하고 어른스럽다는 말을 들어오던 아들은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워싱턴 지역 청소년 연식야구대회가 열리면 투수로 나서 교회팀을 승리로 이끌곤 했다"고 회상했다. 어릴 때부터 활동한 보이스카웃에서도 최고의 영예인 ‘이글 스카웃’을 획득, 강소령은 검증받은 리더십의 소유자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강소령은 부모의 조국 한국 또한 자랑스러워했다"는 강목사는 "2002년 월드컵대회 당시 한국 경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시청하던 아들은 한국팀이 아깝게 독일에 패하자 너무 애석해 하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강목사는 "지금 생각해보니 작년부터 아들은 멕시코 등지로 옮겨다니며 파병 훈련을 받아온 것 같은데 우리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좀 더 자주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못한 것을 안타까와했다.
집안의 유일한 남자인 강소령이 승리하고 돌아오면 결혼부터 시킬 생각이라고 밝힌 강목사는 "아들이 한국 여자를 원한다고 일찍부터 밝혀 며느리 맞는 일에 부담이 줄었다"며 "무사 귀환 만을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강소령의 어머니 홍인순씨는 현재 하워드 의대 병리학과 교수이며 동생 강정화씨는 변호사로 연방정부에서 일하고 있고 막내 강유화씨는 밴더빌트 법대에 재학중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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