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사망 소식 들릴땐 가슴 떨리고 눈앞 캄캄”
▶ 이라크전 아들 보낸 이광순씨 부부
미 해병 소속 찰스 이씨
제대 앞두고 최전선 투입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만 기도하고 있어요.”
둘루스에서 수퍼마켓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광순(53)·영옥(50)씨 부부는 요즘 TV를 통해 시시각각 바뀌는 이라크전 전개상황을 지켜보며 맏아들 생각에 애를 태우고 있다.
미 해병대 소속 서전트로서 세 아들중 장남인 찰스(한국명 이형국·24)가 지난 19일 이라크전이 터지자 제대 날짜가 자동으로 연기되면서 전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찰스가 두달 뒤면 제대할 예정”이라는 이씨 부부는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특히 현지에서 미군 사망 소식이 들려올 때 마다 가슴이 떨린다.
찰스는 이라크전이 발발하기 3주전인 지난 2월말 잠깐 집에 들른 이후 소식이 끊겼다.
“무사하겠지요. 찰스가 집을 떠날 때 그랬어요. 엄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씨 부부는 떠나는 아들에게 “잘 하고 돌아오라”고 말했다.
미국 태생의 찰스가 군에 입대한 것은 지난 99년 6월초. 조지아 스테이트 경영학과 2학년인 찰스는 “남자로서, 젊은이로서 도전하고 싶다”며 스스로 해병대의 길을 택했다.
당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해병대 훈련소에 입대한 찰스는 이후 전투병으로서 SWAP(기동타격)대원으로 차출돼 지난 4년간 중동 바레인·아이슬란드·에티오피아 등을 돌아다녔다.
지난 2001년 아프간 전쟁 당시 아이슬란드에 이었고, 예멘에서는 미 전함 USS 콜이 공격을 받았을 때 항만 보호를 위해 급파되기도 했다. 주로 전함에서 대기하며 생활한다고.
그런 아들이 이씨 부부에게는 정말 대견스럽다. “찰스가 차타후치 고교시절 한인 학생이 백인들에게 구타 당하면 참지 못해 싸움을 많이 했지요. 강인한 성격에 인정이 많지요.”
그래서 그런지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두 동생들에게 “너무 힘들다. 나 하나면 충분하다”며 앞으로 해병대에 지원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두 동생들을 사랑한다고.
이씨의 둘째 아들(22)은 올해 에모리대 졸업예정이고 막내 아들(21)은 조지아 스테이트 3학년에 재학중이다. 찰스의 장래희망은 FBI 요원이나 사업가라고 아버지 이씨는 귀띔.
이씨 부부는 “미국 시민으로서 국가를 위해 참전한 것은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며 “그러나 최선을 다해 싸우고 돌아오는 것이 부모로서 바램”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전이 터지자 “매주 성당에 나가 기도를 올리고 있고 평일에는 아침·저녁으로, 또는 차 안에서 늘 기도를 올린다”는 이씨 부부. 76년 이민와 둘루스에서 한강수퍼와 예원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아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무사히 돌아올 날만 손꼽고 있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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