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2주째, 일상으로 돌아가는 미국인들
이라크 전쟁이 2주일째로 접어들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개전직후의 팽팽한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쟁시에는 취소될 것이 발표됐던 전국적 및 로컬 축제나 대형이벤트들이 원래 계획대로 시행되고 있으며 학교나 개인들은 장거리 여행, 캠핑, 소풍을 떠나는등 어느새 전쟁 분위기에서 탈피하는 추세다.
격렬한 반전시위로 요동쳤던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 주말 ‘어크로스 더 베이 12 K 레이스’행사가 예정대로 열렸다. 각지에서 모인 마라톤 주자들은 반전시위로 곳곳이 막혔던 골든게이트 브릿지를 우회했지만 주최측은 별 탈없이 행사를 끝냈다.
일리노이주의 드 칼브 헌틀리 중학교는 꽤 많은 학생이 취소하긴 했지만 예정대로 ‘8학년 워싱턴 D.C 수학여행’을 강행했다. 오렌지카운티에서도 ‘미스 라하브라 선발대회’를 그대로 실시했으며 카운티 페어그라운드에서의 ‘아미시 퀼트 쇼’가 열렸다. 뉴포트 비치에서의 ‘도시바 시니어 클래식 골프 토너먼트’에도 기대보다 훨씬 많은 골퍼들이 참가, 성황을 이뤘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91년의 1차 걸프전 당시에는 미국인들의 4명중 3명이 ‘24시간 보도되는 바그다드로부터의 전쟁뉴스’를 시청하느라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잤다고 했다. 그러나 이같이 전쟁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미국인 비율은 이번 전쟁에서는 약 5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쟁발발로 한때 연기설이 떠돌았던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중계한 ABC-TV는 시청자수를 약 3,310만으로 추산했다. 이같은 시청율은 1년전보다는 물론 낮지만 생포된 미국인 포로들에 관한 급박한 소식이 반복됐던 시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큼 양호하다는게 중론이다.
전쟁에서 일상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는 월마트나 홈디포등이 최근 캠핑관련 장비나 사냥등에 필요한 기구들이 기대보다 훨씬 많이 팔리며 매출실적이 높아지는 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또 관광이나 여행사등 전쟁에 민감한 업종들도 “걸프전 당시처럼 매출이 급감하지 않고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안도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이같은 전쟁 불감증 내지는 기피 증세는 최근 10여년사이에 걸프전과 아프간전을 겪은 데다 이번 전쟁이 최소한의 희생으로 일찍 끝날 것이라는 낙관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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