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했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천재시인 천상병(1930~1993). 오는 28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천상병 시인 추모 10주기를 맞아 서울과 뉴욕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
천시인이 타계한 후 ‘천상병 기념관’ 개관과 ‘천상병 시상’ 제정 등 고인의 위업을 기리는 사업을 펼쳐온 미망인 목순옥 여사는 이달 28일 고인이 잠들어 있는 의정부 공동묘지에서 추모제를 지낸 후 6월20일께 미동부한국문인협회(회장 이정강) 주최로 열리는 뉴욕추모행사에 참석한다.
93년 남편과 함께 한 삶의 눈부신 회고록 ‘날개 없는 새 짝이 되어’를 출간한데 이어 하늘에 있는 남편 천시인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수필집 출간을 준비 중인 목씨는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추모 행사에서 천시인의 일대기를 뉴욕 동포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천시인은 평생 가난과 고통으로 물든 삶이었지만 그의 가장 아름다운 시로 꼽히는 ‘귀천’에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고 노래하듯 절망과 죽음, 슬픔에 젖은 사람들에게 그래도 살아있는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었던 시인이다.
지난해 천상병 시상 작가인 뉴욕의 여류시인 최정자씨는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오직 순수한 시인의 길을 고집했던 분이다. 정신이상자로 보이기도 했지만 문학과 미술, 음악 등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을 가졌던 천재 시인"이라고 전했다.
명문 서울상대 4학년 재학 중 졸업을 한 학기 남겨 두고 자퇴, 가난한 시인의 삶을 선택했던 천 시인은 1967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된 친구의 수첩에 이름이 발견됐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체포된 후 모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는 삶을 살다갔다.
한번은 거리에 쓰러져 행려병자 취급을 받아 정신 병원에 입원, 친지들에 의해 유고 시집 ‘새’가 출간돼 살아있으면서 유고 시집이 발간된 유명한 일화를 남겼었다. 작품으로 ‘새’. ‘주막에서’, ‘천상병은 천상시인이다’, ‘저승 가는데도 여비가 든다면’ 외 다수의 시선집과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다’,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외 여러 평론집을 남겼다.
95년에는 미국 코넬대학 출판부에서 안토니 수사의 번역으로 ‘귀천,’ ‘새’, ‘나무’, ‘희망’ 등 85편의 시를 수록한 그의 영역시집 ‘Back to Heaven’이 발간됐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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