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거주 김기환씨를 살해한 후 도주했다 18년만인 지난 2001년 6월 체포된 대니엘 에스코베도(65)에 대한 첫 배심원 재판이 28일 열렸다.
쿡카운티 형사법원에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공범으로 기소된 에스코베도의 조카 미추루 모랄레스(36)는 삼촌인 에스코베도가 김씨를 야경봉(nightstick)으로 마구 때리고 얼음깨는 송곳(icestick)으로 머리, 가슴 등을 찔러 살해했으며 자신에게 범행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위협했다고 진술했다. 김씨 살인사건이 아닌 다른 강도사건에 연루됐다 체포, 기소된 모랄레스는 김씨 살인사건의 진범이 에스코베도란 사실을 밝히고 증언을 하는 댓가로 검찰측과 감형에 합의한 상태다.
이날 법정에는 김씨의 딸인 정선씨(22) 등 일부 한인도 참석했는데 정선씨는 모랄레스가 당시 에스코베도가 아버지를 살해했던 과정을 상세히 진술하는 대목에서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울먹이기도 했다. 그러나 에스코베도의 변호사는 김씨 살해범은 제3의 인물이라고 주장, 에스코베도의 살인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및 검찰 기록에 따르면 지난 83년 가죽의류회사에 근무하던 한인 김기환씨를 살해한 후 도주했던 대니엘 에스코베도는 사건발생 18년만인 2001년 6월18일 멕시코시인근에서 체포됐으며 범인인도협정에 의거, 시카고로 압송됐었다.
당시 35살로 ‘퓨리얼’이란 가죽의류전문회사에 부사장으로 근무한 김기환씨는 83년 1월16일 4200 S. 할스테드에 위치한 회사직영점에서 일한 후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았는데 이튿날 오전 7시45분쯤 집근처인 4830 N. 스프링필드에서 눈덮인 차안에서 부인 김병애씨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당 시 수사를 담당했던 에리어5 경찰은 김씨가 평소 가지고 다니던 가방과 현금 1천달러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강도범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으나 범인을 잡지 못했었다.그 후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으나 지난 99년 쿡카운티 쉐리프측이 모랄레스로부터 김씨를 살해한 범인이 삼촌인 에스코베도라는 결정적인 증언을 접하고 재수사를 벌인 끝에 그의 소재를 파악, 멕시코 수사당국의 협조를 얻어 체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에스코베도는 김씨 살인혐의 이외에도 그동안 살인, 성폭행, 마약등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 25번이나 체포됐던 전력이 있는 중범죄자로 연방마샬에 의해 톱10 지명수배자명단에 올라있었다. 또한 에스코베도는 지난 60년에도 처남살해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나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변호인 접견을 전혀 못했다며 항소, 연방대법원으로부터 기각판결을 받아낸 적이 있으며 이로인해 이후 ‘미란다’(용의자의 변호인 접견권리)고지의무가 법제화하는데 기여하기도 한 유명인물이다.
한편 억울한 죽음을 당한 김기환씨는 제물포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국제상사 시카고지점에서 근무하다 미국에 영주할 목적으로 미국인회사에 다니면서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였으며 당시 3살, 2살난 정진군과 정선양등 남매를 두고 있었다. 당시 김씨의 비보를 접한 시카고한인사회에서는 한인회와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김씨의 유가족을 돕기위한 움직임이 일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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