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식 실내, 외부인 접근 곤란
소음기 사용 총소리 안들려
사라진 물건없어 단순강도 배제미러클마일 르네상스 아파트 한인 모자 및 베이비시터 살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1차적으로 아파트내에 설치된 CCTV 테입과 주변인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단순 강도사건에서부터 원한에 의한 살인, 청부 살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하고 있지만 일단 잔인한 살해수법이나 주변 정황 등을 감안할 때 단순 강도 또는 살인보다는 청부 살해 등 전문해결사 소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부살해 가능성 수사
경찰은 우선 사건발생과 관련 ▲수발의 총격(모두 6발 추정)이 있었음에도 총소리나 비명소리를 들은 사람이 없고 ▲없어진 금품이나 물품이 없으며 ▲집안에 강제침입의 흔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살해시 총격 소음기를 사용했을 수 있으며 단순 강도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에 들어가려면 인터폰으로 연락, 안에서 문을 열어 주어야하고 현관과 복도 등에 최소 12개의 CCTV가 있어 아는 사람이 아니면 접근하기가 어려우며 복도도 미로식으로 돼있어 특정 가구를 찾기가 어렵다고 보고 일단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살해된 부인 송씨의 경우 손을 테입에 묶인 채 숨져있어 원한이나 청부살해의 경우 테입까지 묶을 이유가 없다며 단순 강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원만한 대인관계
경찰은 그러나 주변과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살해된 송씨의 남편 송병철씨의 경우 그동안 성실한 성격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다른 사람과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 아니며 부부 금술도 좋았다는 점에서 원한 또는 청부 살해될 이유가 없다고 수사의 방향을 다각화하고 있다.
해병대 출신의 송씨는 성실하고 억척인 성격으로 다운타운의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를 잘해 사업이나 사업 채무 등의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사건 당일 경찰의 밤샘조사를 받고 몸을 가누지도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변 일부에서는 가끔씩 부부가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핸드백 분실
송씨는 사건 하루전인 지난 4일 어딘가에서 열쇠, 신분증 소지품이 든 핸드백을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가 다니는 교회의 한 신도는 “송씨가 고급 핸드백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해 핸드백을 주운 강도범의 소행으로도 추정된다.
“부부관계 원만 원한 살 일 없어”
주위서 본 송지현씨
혼자 교회출석 웃는 모습 못봐숨진 송지현(30)씨는 약 11년전 도미, 5년전부터 이 아파트에서 거주해 왔으며 남편이 사업체를 운영하는 관계로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 부부와 지난 7~8년간 친하게 지내온 김모씨는 “지현씨는 활달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부부금슬은 좋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씨 부부는 누구에게 절대로 원한을 살만한 사람들 아니다”고 말했다.
송씨는 약 1년간 장남(4)군을 한인타운내 한 한인교회 어린이학교에 보냈으며 3개월 전부터 이 교회 오케스트라에 가입, 플룻 연주자로 활동해왔다. 이 교회 관계자는 “교회사람들과 어울릴 때 남편에 대해 전혀 이야기를 안해 혼자사는 여자인줄 알았다”며 “남편과 함께 교회에 드나드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으며 약 두달전 가정주부 생활을 청산하고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회 관계자는 “지현씨를 대하면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교회안에서 거의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송씨 부부가 운영하던 여성의류 제조업체 T사 직원들은 6일 아침 사건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매니저 안동현씨는 “사건직후 송 사장은 경찰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밤샘 조사를 받고 아침에 잠깐 업소를 다녀갔다”고 전했다. 안 매니저는 또 “송 사장이 7년전부터 이 사업을 해오면서 성실한 자세로 일해왔고 거래처 또는 소매업소들과도 아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신앙생활과 봉사 전념”
숨진 민은식씨 외딸 크리스 김씨“어머니는 항상 불우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천사같은 분이셨습니다”
5일 미러클마일 지역 ‘르네상스 아파트’에서 피살된 민은식(56)씨의 외동딸 크리스 김(31)양은 사건 당일 오후 6시30분께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건을 알게 됐다며 어처구니없는 무고한 죽음에 슬픔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양에 따르면 7년전 이민온 민씨는 이번 사건으로 함께 숨진 송지현씨의 모친 코스모스 장씨와 함께 교회를 다니는 등 친구처럼 지낸 인연 때문에 베이비 시터로 송씨의 어린 자녀들을 돌봐 오다가 참변을 당했다.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던 민씨는 길을 가다가 노숙자를 만나면 갖고 있던 돈을 건네주고 위로할 정도였으며 집에서는 자상한 어머니로서 부족함이 없었다고 김양은 전했다. 민씨는 수년전 남편과 이혼,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포드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UCLA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양은 사건 다음날인 6일 하루종일 장례준비를 알아보는 등 슬픔속에 바쁜 시간을 보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경원 기자> <황성락 기자> <이의헌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