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과 헬렌 니어링의 가치관과 사상은 그들이 펴낸 많은 책에 묻어 있다. 경제학자로서의 스캇의 저서들 뿐만 아니라 시골에서의 삶을 바탕으로 한 기록, 자서전, 심지어 요리책에 이르기까지. 그 중 이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는 이들의 충만한 삶과 스캇의 평화롭고 위엄을 간직한 죽음을 통해 삶, 사랑 그리고 죽음이 하나임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스캇의 50년 동안의 철저한 무소유의 삶은 그의 100세 생일을 한달 앞둔 어느날 음식을 끊음으로써 죽음을 향한다. 그는 노동으로 살았던 시골에서의 삶을, 땔감 하나를 나르지 못할 만큼 체력이 쇠하였다고 생각했기에 끝내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 후 어느날 아침, 헬렌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아주 조용히 마지막 숨을 내쉰다. 헬렌이 그에게 보내는 마지막 말을 들으며 여보, 이제 무엇이든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어요. 몸이 가도록 두어요. 썰물처럼 가세요. 같이 흐르세요. 당신은 훌륭한 삶을 살았어요. 당신 몫을 다 했구요. 새로운 삶으로 들어가세요. 빛으로 나아가세요. 사랑이 당신과 함께 가요. 여기 있는 것은 모두 잘 있어요. 그는 죽음을 대비해 왔고 죽는 순간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 왔으므로 병원에서 혹은 요양원에서 약물을 통한 무기력한 삶의 지속을 원하지 않았다. 또한 죽음이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 지어 줄 수 있길 바랬다. 그곳에는 고통도 억압도 없고, 그러므로 슬퍼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집에서 평온하게 그리고 가장 좋은 때에 소박하고 침착하며 꿋꿋하게 죽기를 원했으며, 실제로 그는 평온하게 그리고 의식을 지닌 채로 죽음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러한 스캇의 죽음은 나에게 거룩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는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끌려가는 피동적인 죽음 대신 위엄을 간직한 죽음을 선택했고, 그 죽음에는 그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던 그는 어쩌면 축복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그가 운이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의 삶이 그에게 그것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난 나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을까? 그것은 살아있는 동안의 내 생활에 달려 있을 것이다.
어떻게 늙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이 내 삶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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