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1일은 남편의 생일이었다. 작년까지는 우리나라 조그만교회의 중고등부학생회와 청년회가 깜짝 파티를 열어서 즐겁고 기쁜, 그리고 보람된 하루를 보냈었다. 미국에서 처음 맞는 남편의 생일 아침상에 미역국과 함께 평상시에 먹는 반찬을 내어놓고 "생일 축하해요. "라고 말하면서 그리움에 사로잡혔다.
점심 즈음에 올케가 음식을 조금 준비해야 하지 않냐고 묻는 물음에 저녁때 간단하게 두집식구 시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다.
두툼하게 썰어놓은 흑돼지삼겹살과 풋풋한 상추, 상큼한 오이, 보글보글 끊어오르는뚝배기 된장찌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동그랑땡, 피망과 갖은 야채 넣어 참기름 냄새 솔솔 나는 잡채. 미국에서 이런 지극히도 한국적인 식사를 할 수 있다니 하며 감탄을 하고 있을 때였다.
"딩동" 웬 초인종소리. 아빠인가 보다 하고 반가운 마음에 "누구세요?"와 함께 우리 둘째아들 문열어본다.
아무생각없이 눈을 들어 보니 국화꽃 한 아름 가슴 가득 안고 "생신 축하드려요."하고 들어오는 어여쁜 아이와 사랑 가슴 하나 가득 안고 들어오시는 집사님.
축하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맛난 케잌을 전해 주셨다.
그 사랑과 관심에 너무도 고마워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마음 구석구석 훈훈한 정으로 가득 차 오름을 느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의해 인간미를 잘 느낄 수 없었다던 그 소리가 샘 솟듯 넘쳐 흐르는 사랑과 관심, 따뜻한 정으로 인해 먹혀 들어 간다.
여러 분의 생일축하전화와 카드, 생활하느라고 바쁘고 힘든데 이런 조그만 일에까지도 신경을 써 준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감사하다.
비록 한국에 있는 식구들과는 함께 식사도 못하고, 그들과 재미있게 보내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도 따뜻한 미역국과 흘러 넘쳐 오르는 정과 사랑속에 인간미가 솔솔 피어오르는 하루를 보냈다.
이런 사랑을 받으면서 반성해 본다.
우리 교회는 주보에 그 달의 생일 명단이 나온다. 생일인 것을 버젓이 알면서도 꽃송이는커녕 한마디 축하인사도 못했던 나를 돌아본다. 아주 약간의 관심만 갖고 있으면, 기부스한 손가락 풀고 번호만 눌러도 되는데 하는 후회가 남는다.
어려운 이웃은 없는지, 혹시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척 하지는 않았는지, 따뜻한 위로의 말보다는 혹시나 상처를 덧나게 하지는 않았는지,,,,,
나 혼자 잘 살아 보고자 발버둥치면서 다른 사람을 짓밟지는 않았는지,,,,,
덮어 주면 될 것을 파헤친적은 없었는지 생각해본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낫게 여기면서 서로 섬겨 주다 보면 서로 이해해주고, 위로해주고, 따뜻하고 온정어린 눈길로 바라봐 주면서 더불어 잘 살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누구나 다 할 텐데 단지 실천하는 것과 실천하지 못하는, 조그만 행동 하나이 차이겠지 라는 생각에 나도 생각만 하지말고 실천해 보자고 다짐하며 사느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약간의 여유를 갖고 돌아보며 살아야겠다고 나와 약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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