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4’ ‘2,092’ ‘1,979’ ‘1,859’…
무슨 숫자의 나열일까. 각국별 연 평균 근로 시간이다. 한국의 근로자는 한해에 평균 2,474시간을 일한 것으로 잡혀 있다. 이 부문에서 단연 1위다.
체코의 근로자들은 한 해 평균 2,092시간 일한다. 미국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79시간이고, 일본은 1,859시간이다. 프랑스는 1,480시간 정도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엄청나게 일한다. 근무시간으로 보면 그렇다. 미국 땅에 사는 한인들이라고 예외가 아닌 것 같다.
토요일에도 일하는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니고, 평일에도 8시간만 일하는 경우가 드물어 하는 말이다. 자영업에, 서비스업이 많은 탓일 게다. 해서 나오는 질문이 절로 나온다.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쉬는가, 아니면 쉼의 생활을 위해 일을 하는가’ - 말이 조금 이상하다. 이렇게 표현될 수도 있다. 일 자체가 중요한가, 레저나 휴가가 더 중요한가.
미국인들, 특히 젊은 미국인 일 수록 일보다는 쉼이나, 레저에서 더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경향이라는 게 한 최근 여론조사의 결과다.
‘재충전을 해 더 열심히 일을 한다. 재충전은 바로 휴가이고 레저다.’ 이런 개념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인생의 참다운 의미는 쉼의 생활에 있다. 그 쉼의 생활, 다시 말해 여가의 시간을 더 많이 갖기 위해 일한다.’ 젊은 세대의 인생관이 이런 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일부에서는 제네레이션 갭으로 본다. 좀 더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근면을 미덕으로 여기는 청교도 근로윤리가 퇴색되고 있는 증거로 해석한다. 한 마디로 먹고 살만 하니까 삶의 태도가 해이해졌다는 것.
어떤 삶이 더 바람직한가. 각자 선택의 문제 같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게 있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필요가 있다. 근무시간이 길다고 그에 비례해 생산성도 높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근로자 한 명이 한 시간동안 한 일을 미달러로 가치를 재면 미국은 31.97달러로 산출됐다. 캐나다는 25.73달러이고, 일본은 20.81달러다. 한국은 그런데 11.78달러다. 생산성이 형편 없다는 이야기다.
남가주의 여름 날씨가 정상을 찾았다. 그 여름 햇살이 유혹을 한다. 일도 좋지만, 아니 그보다는 더 열심히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온 가족이 한번쯤 나들이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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