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
미 경제의 호황기 무렵인 지난 90년대 경쟁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 합병(M&A) 추진, 법정 소송 등 갈등으로 얼룩졌던 미국의 IT기업과 미디어 기업들이 21세기 새로운 화해의 시대를 맞고 있다.
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공생의 법칙을 터득해 나고 있는 것. 마리크로 소프트(MS)의 빌 게이츠와 거대 미디어 기업 AOL 타임워너으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최근 인터넷 브라우저 관련 반독점 소송을 취하한 사건이 대표적인 예.
또한 AOL이 케이블 자회사를 분리하기로 합의하면서 AOL과 컴캐스트가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AOL과 브라이언 로버츠가 이끌고 있는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는 지난 2001년 내내 AT&T의 광대역 통신망 인수를 놓고 으르렁거렸던 사이.
그러나 요즘에는 고화질 TV와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개발을 위해 사이좋게 공동연구 개발을 추진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디어 그룹 비아쿰의 멜 카마르마진도 동참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대해 호황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가 IT거품이 꺼지면서 곤궁에 처한 기업들이 사업확장을 자제하면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IT부문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관계를 보였던 미디어 기업들도 최근 소모적인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최근 애플 컴퓨터가 온라인 음악시장에 진출한 데 대해서도 이를 견제하기 보다 새로운 고객으로 받아들이며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는 과거 적대적 M&A의 주역들이 대부분 일선에서 은퇴하면서 이러한 협력관계가 강화되고있다는 분석이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주도했던 제리 레빈 전회장이 회사를 떠난 것을 비롯, 역시 M&A 신봉자인 스티브 케이스와 테드터너도 일선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이들을 뭉치게 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향후 어떠한 기술이 뜨고 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서는 적을 많이 만들기 보다는 친구를 많이 사귀어 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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