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미야, 창밖을 보니 며칠 전 아버지가 앉아 계시던 벤치엔 빨간 꽃이 예쁘게도 피었더라. 그런데 이 양반은…"
"죄송해요 어머니, 슬픔을 곁에서 함께 하지 못해서…"
전화기 속으로 들려오는 시어머님의 음성은 남편을 여윈 슬픔으로 제대로 말씀을 이어가질 못하신다.
보름 전만 해도 아버지와 전화통화로 많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이들에게 줄 수영복과 모자를 샀다며 애비편에 보내셨다고 하셨는데. 아이들 유학으로 미국 행을 결심했을 때 "내 손자 소녀 공부 열심히 시켜라, 대신 너의 남편은 내가 잘 보살필 테니 애비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말거라" 하시며 군인 출신답게 애써 서운함을 감추셨는데. 여성잡지와 청바지를 택시 안에 두고 내리셨다며 경찰서에 전화하셔서 우리 큰며느리에게 줄 선물 찾아달라며 술기운에 호통 치시던 멋있는 시아버님이셨는데,
큰 며느리가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늘 사랑으로 감싸주시며 없는 집에 시집온 나에게 줄 것은 사랑밖에 없다 시며 무한한 사랑 베풀어 주셨건만,
그땐 정말 내 자신이 최고인양 착각하며 사랑 받는 것에만 익숙하여 시부모님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릴 줄 모르는 철없는 며느리 였음을 가슴깊이 후회한다.
수영복이 낡아져서 새로 사야겠다는 딸아이에게 그 낡은 수영복은 할아버지의 마지막 선물 이였으니 잘 간직하라는 말을 하곤 새삼 아버지가 우리 곁에 없음을 실감하곤 가슴이 아팠다.
아버지의 위풍당당한 목소리는 내 귀에 여전히 남아있는데..
아버지! 아버지가 남겨주신 좋은 기억과 그 큰 며느리 사랑은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어머니께 대신 보답하며, 아버지의 빈자리가 너무 커 가슴이 저리지만 "내 손자 손녀 열심히 키워 달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되새기며 노력 하겠습니다.
아버지! 정말 많이 사랑 합니다.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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