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을 중단하고 제한주식을 발행하겠다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폭탄 발언에 실리콘밸리언들 의견이 분분(紛紛)하다.

주가 하락으로 어차피 무용지물이 되어 가는 스톡옵션보다는 경영권이 포함된 제한 주식을 일반 근로자들도 받을 수 있다는 발표에 지지표를 던지는 근로자들도 있다.
그렇지만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겠다는 인텔등의 기업으로서는 여간 난처한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톡옵션 제도는 기업이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임직원이 특별히 유리한 가격으로 해당 법인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한 권리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이번 결정은 스톡옵션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고차원적 직원 복지 혜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리콘밸리는 한때 근로자들의 천국이었다.

호황기 때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복지 혜택이 무한대로 제공됐다.
마사지사를 회사로 불러 피곤에 지친 직원들에게 안마를 제공해주는 회사에서부터 하와이나 라스베가스등의 호화 관광, 그리고 입사를 고심중인 사람들에게는 최고급 승용차로 유혹하기도 했다.

헬스클럽 이용권이나 무료 세탁물 서비스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 혜택들.
거기에다 스톡옵션까지 실리콘밸리는 그야말로 근로자들 세상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많은 기술 기업들이 도산하고 근로자들이 해고되는 경제 침체 속에 복지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직원에게는 해고 1순위라는 부산물이 주어지게 된다.

이제 이 지역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뀌어진 복지 환경에서 근무해야 되는 악조건으로 전락해버렸다.
이런 악조건의 근무 환경 속에 팔로알토에 위치한 인터넷 보안회사 ASH 커뮤니케이션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독특한 복지 혜택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복지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 2000년부터 선보인 이 회사의 복지 혜택은 회사 내에다 사우나를 설치한 것.
한번에 8명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핀란드식 사우나이지만 이 곳은 직원들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해주는 대화 장소로 부상됐다.

사우나로 유명한 핀란드계 회사라는 배경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직원들은 가운만 걸친 채 알몸으로 사우나에 들어가 있다보면 직원들간의 거리감이 훨씬 줄어드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측도 산뜻한 아이디어가 의외로 많이 나오기도 하고 사우나에서 땀을 빼다보면 기분까지 상쾌해져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직원들의 숫자도 늘어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사우나 장점을 열거하고 있다.

벤처 열기가 식자 근로자들에게 주어진 많은 복지 혜택들이 사라져 버린 분위기 속에 SSH 커뮤니케이션의 사우나 아이디어는 역시 실리콘밸리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 생각이라는 평을 듣는다.
어려울수록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아주면서 이들로부터 최대한의 에너지를 뽑아 회사 발전에 접목시키겠다는 회사측의 의도.
이런 의도 또한 마이크로 소프트의 제한 주식 결정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홍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