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지역 연식 야구대회
▶ 23회째 대회 치른 박형식 장로
"대회 초창기에는 정말 대단했어요. 40여개팀이 원근 각지에서 참가해 경기를 가지면 리 디스트릭 공원이 가득 찼지요. 교인, 학부모 할 것 없이 1,000여명의 관중이 모여들었어요. 당시에는 한인들이 지금처럼 골프 등 여가를 즐길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연식야구대회는 워싱턴 한인사회 전체의 축제였습니다."
북버지니아한인장로교회가 매년 주최하는 ‘미동부지역연식야구대회’를 창설하고 23회를 맞는 올해까지 대회의 산증인으로 살아온 박형식 장로(58).
33년간 몸 담았던 교직에서 은퇴하고 지금은 93세가 된 부모님을 모시고 있지만 젊은이들과 울고 웃으며 살아온 인생답게 마음은 언제나 젊음의 열기로 그득하다.
"80년 북버지니아장로교회를 출석하면서 황수봉 목사님, 운동을 몹시 좋아하던 어떤 집사님과 야구대회를 시작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대학교가 방학하는 5월말이 되면 아이들은 하나 둘 돌아오는데 당시 한인교회는 청소년들을 위한 변변한 프로그램이 없었습니다. 이들에게 무언가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도도 하구요. 야구대회 때문에 많은 한인 젊은이들이 그리스도에게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야구대회가 생기자 한인 청소년들은 방학 내내 선수들을 모으고 연습하느라 바빴고 한인교회들도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눈뜨게 됐다.
처음엔 말썽도 있었다. 한인들이 심판의 말에 잘 복종하지 않고 난동을 부리는 사고가 일어났다. 안되겠다 싶어 주최측은 3회째부터 미국 연식야구협회(ASA) 소속 심판들을 초청했고 지금은 어느 대회보다 공정하고 잡음이 없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박장로는 "세월이 흐르면서 과거만큼 참가팀이 많지 않고 열기가 식어 조금 아쉽다"고 속내를 밝혔다. 현재는 30개 내외의 팀이 매년 참가하고 있다.
초지일관 야구에 바친 박장로의 열정은 삶전체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63년 누님 가족을 따라 이민와 69년부터 33년간 교편을 잡은 박장로는 73-76년 조지아주에서 초등학교 교장을 지냈고 76년부터 은퇴할 때까지는 알링턴 카운티 교육 공무원과 웨이크필드고 수학교사로 보냈다.
아침마다 조깅을 하며 스스로 건강관리에 애쓴다는 박장로는 "어머님이 치매 증세가 있어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두 분이 아흔이 넘게 장수하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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