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경영 컨설턴트 회사 ‘베인’를 운영했던 ‘빈스 모니컬’과 ‘조쉬아 하나’는 동업자 사이.
이들의 공통은 도박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하나 이들은 도박 사이트인 ‘플러터 닷컴’을 차려 일약 백만장자가 된 닷컴계의 기린아(?)들로도 통한다.
그들은 운 좋은 사업가였기보다는 자신의 취미에다 아이디어를 적중시켜 대박을 터뜨린 대기만성형들.
’모니컬’과 ‘하나’는 닷컴 버블이 꺼져가던 2000년 도박 사이트를 만들었다.

학교 시절부터 ‘어느 팀이 풋볼에 이길까 에서부터 직장 생활시 에는 동료들과 누가 직장에 가장 먼저 출근하느냐 맞치기’까지 도박자체가 자신의 인생들이었다.
이들은 어느 날 회사를 정리하고 또 한번의 도박을 하게 된다.
주(州)마다 걸리적거리는 미국 도박법을 피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다 ‘플러터 닷컴’이란 도박 인터넷 회사를 차렸던 것.
게시판을 통한 1대1 도박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건 ‘플러터 닷컴’은 시작 몇 달만에 영국에서만 15만건이 넘는 도박 신청을 접수하기에 이른다.

당시 닷컴에게 냉랭하게 대했던 벤처 캐피털의 자금까지 끌어들여 무려 공모액의 5배가 넘는 3천3백만달러의 자금까지 지원 받았고.
얼마 후에는 같은 도박사이트인 ‘베트페어’와 합병하게 되었지만 ‘모니컬’과 ‘하나’는 실리콘밸리 닷컴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중의 하나로 부상되기에 이른다.
이들이 돈벌게 된 결정적 배경은 IT 경기가 꽁꽁 얼어붙어도 도박과 성인 사이트에는 돈이 넘쳐 나온다는 주변환경 활용이다.
경기 불황에는 한탕하려는 도박자들이 늘게 마련.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도박중독자들이 급증하고 있고 특히 인터넷 도박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지켜본 그들은 도박사이트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미국에서만 인터넷 도박으로 날리는 액수는 연간 40억달러, 1,800개의 도박 사이트들이 성업 중인데다 온라인 도박중독자들이 1인당 평균 4만 달러의 카드 빚을 안고 있다는 수치 계산은 그들의 호주머니를 더욱 부풀게 했다.

게다가 인터넷 도박의 주요 매력은 24시간 이용할 수 있고 앞으로 무선 인터넷 휴대폰과 쌍방향 TV등 등장으로 도박 사이트의 활성화는 눈을 감고 있어도 뻔한 사실이라는 장밋빛 전망 또한 그들 성공을 보장시켜줬다.
그러나 풍부해진 그들의 호주머니 뒤에는 적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게 마련이었다.
이들이 만든 도박 사이트에는 상당수의 고객들이 10대 청소년이나 여성들이었다.
최근 윌스트릿 저널은 닷컴 붕괴 이후 장기간 겨울잠에 빠져야만 했던 실리콘밸리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는 심층 기사를 보도했다.
’신경제의 산실’ 실리콘밸리가 무려 3년간 지속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그 근거로 제2의 닷컴 전성기가 서서히 도약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IT 전문인 토니 퍼킨스씨도 "지표상으로 나타난 경제 여건도 개선되고 있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경제회복에 관한 모멘텀이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벤처 기업인들과 벤처캐피털이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부추켰다.
그러나 이들 벤처 캐피탈 자금과 많은 IT 예비 기업가들은 여전히 확실한 수익을 내고 있는 도박과 성인 컨텐츠에만 눈독을 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만에 찾아든 닷컴붐.
이런 분위기가 IT산업 중흥의 기폭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자금이 집중된 도박과 성인 컨텐츠에서 과감히 시선을 탈피해야 만이 진정한 ‘닷컴 부활’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