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사진앨범 꺼내 보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내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가장 분명하게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일상에 무뎌진 나의 신경세포들을 깨워주기 때문이다. 천진난만한 표정의 백일사진과 돌 무렵의 사진들은 내가 세속에 물들어 가는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춰주는데 큰 몫을 한다. 유년기와 청소년기 때의 깜찍한 내 모습 속에서는 그 시절 꿈꾸었던 미래의 내 모습과 당시의 주요 관심사, 그리고 고민거리와 활동 모습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내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어여쁜 대학시절부터 결혼 직전까지 찍은 사진에서는 곳곳에 묻어있는 낭만과 함께 새롭게 세상에 대해 눈 떠가며 살아가는 순간 순간의 모습들이 진하게 배어 있음을 한 눈에 본다.
또한 결혼 후 멀고도 먼 현모양처라는 고난의 가시밭길을 기어가고(?) 있는 지금은, 아내로서 엄마로서 변화된 내 모습 속에서 내가 꿈꾸는 것은 무엇이며 앞으로 앨범 속에 붙어 있을 사진 속의 나는 그 꿈을 얼마나 이룬 모습으로 남게 될까 등을 생각하게 한다.
이렇듯 나의 전 생애를, 과거는 물론이요 현재와 미래에 대한 나의 삶을 돌아보고 계획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앨범보기는 즐거움이다. 앨범보기는 단순히 나의 겉모습 변천사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데 또 다른 매력이 숨어 있기도 하다. 함께 찍었던, 수많은 출연진들을 살펴보면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고마운 분들을 새롭게 떠올리며 현재의 나의 삶을 재정비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앨범보기 작업이 단순한 회상에만 그친다면 나는 과거 속에서만 살아가는 잊혀진 사람으로 퇴색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앨범보기 작업을 현재와 미래의 삶을 함께 편집해 나가는 과정으로 여긴다면 나의 삶은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가득 찰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사진을 찍고 앨범을 정리하면서 살아가자.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엄청난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찰칵!
강성희/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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