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충격적이다. 대기업 총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자살 방법만 해도 그렇다. 12층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이 면에서만 보아도 여간 쇼크가 아니다. 게다가 그는 사업에만 몰두한 단순한 비즈니스맨으로만 볼 수 없다.
남북한 경제협력, 다른 말로 해 ‘햇볕’속에 숨겨 있던 인사이더였다. 정몽헌씨의 죽음은 이런 면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케 한다.
무엇이 그를 자살로 내몰았을까. 150억원 현대 비자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대북 사업은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검찰의 수사망은 점점 조여오고…. 추측은 천 갈래 만 갈래다.
“나의 어리석음과 잘못을 용서해 달라.” 그가 남긴 유서내용의 일부다.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후회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그러나 모든 게 추측일 뿐이다.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하다.
현대그룹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왕자의 난’의 승리자가 3년여가 지난 오늘날 충격적 비보의 주인공이 돼 있다는 점이다.
사실 오늘의 비극은 이미 그 시절에 이미 잉태돼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는 변한다. 왕회장 1세 창업주는 그러나 자신의 방법만 고집한다. 정경유착이 기업을 키운다는 방식 이다.
그 새로운 가능성을 남북경협에서 찾았다. 마침 불어온 남북해빙의 바람은 이 확신을 더욱 굳혔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남북협력을 정경유착으로 유지하고자 한 DJ정권이 미소짓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그러나 만사휴의(萬事休矣)다,
뒤에 와서 이야기지만 조선조의 ‘왕자의 난’은 왕권강화로 이어졌지만 현대가의 궁중쿠데타는 애당초가 종묘사직이 결단이 나는 방향으로 전개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본령은 무엇일까’- 정몽헌씨의 비극은 그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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