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armony.com’이 각광을 받고 있다. 남녀를 짝지어주는 온라인 회사이다. 직업, 학벌, 나이, 재산, 취미 등에 의존하는 어설픈 주먹구구식 중매가 아니라, 성품, 성격, 정서 및 기술, 가족관 및 가치관 등 4개 분야에서 29가지 항목을 추출해 개인의 프로필을 일일이 분류한 뒤 천상배필을 엮어주는 ‘과학적인 중매’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에는 자체 웹사이트를 갖춘 중매회사가 100개도 넘는다. 듀오, 비에나래, 러빙유, 러브러브클럽, 마리아와 요셉, 매치라인, 아이피큐, 아담과 이브, 어울린21, 예스, 해피로, 이끌림, 콩깍지, 투원, 피앙세 등등 이름도 한껏 멋을 부렸다. 또 갓커플, 에덴힐, 크리스찬러브, 커플러스, 가나이벤트 등 크리스천 배우자를 찾아주는 중매회사들이 들어설 정도로 특화 됐다. 초혼은 물론, 재혼, 만혼, 국제결혼, 장애인결혼, 동거주선, 노총각 노처녀 모임 주선 등 ‘색깔’도 다양하다.
인생의 반려자를 알선해 주는 중매는 옛날에도 관심사였다. 달빛 아래 한 노인이 빨간 끈을 움켜 쥔 채 혼사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 위고라는 이름의 청년이 여행길에 이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껴 다가섰다. 책 내용과 빨간 끈에 대해 궁금해하자 노인은 “이 책에 적힌 남녀의 이름을 빨간 끈으로 묶으면 원수지간이라 할지라도 혼사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혈기 방장한 위고가 장래 자신의 배필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자, 노인은 “변두리 채소장사의 딸”이라고 잘라 말했다. 위고는 코방귀 끼고 노인을 떠났다. 이는 당나라 때 하남성 송성에서의 일 이다.
훗날 하남성 상주에서 벼슬을 한 위고는 태수의 딸인 17살 난 미모의 아내를 맞게 됐다. 하루는 위고가 아내에게 어릴 적 얘기를 물었다. 아내는 “부모가 죽자 마음씨 착한 유모가 변방에서 채소장사를 하며 키웠고 나중에 태수에게 입양됐다”고 했다. 빨간 끈을 쥐고 있는 노인의 말이 맞은 것이다.
진나라에 영고책이란 사람이 기이한 꿈을 꾸고는 그 뜻을 알기 위해 색탐이라는 점쟁이를 찾아갔다. “얼음 위에서 얼음 밑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는 꿈을 풀어달라고 하자 색탐은 “얼음 위는 양이고 얼음 밑은 음인데 서로 대화를 했다니 이는 얼음 위에 선 사람이 얼음이 녹는 봄에 중매를 설 꿈”이라고 해몽했다. 얼마 후 영고책은 해몽대로 태수의 아들을 중매해 성사시켰다. ‘달빛 아래 노인’(월하노)과 ‘얼음 위의 사람’(빙상인)이 합쳐진 ‘월하빙인’은 결혼중매자를 이르는 말이 됐다.
한인타운에도 사설 중매회사가 여럿 성업중이고 한국 중매회사가 지사를 차리기도 했다. 그런데 가정상담소가 싱글을 위한 무료봉사 프로그램으로 연말께 이에 가세키로 했다. 아직 ‘또 다른 나’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남녀에게 ‘단비’가 됐으면 한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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