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자기 다른 주에 살고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언니가 이혼을 하게 될 거란다. 그 동안도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결혼생활 이었는데 결국 함께 살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단다.
그 언니가 결혼한 것이 13년 전, 그 친구와 내가 대학 2학년 때의 일이다. 전문 중매쟁이로부터 소개 받은 남자였다. 그 당시 언니는 대학 강사였고 남자는 사업가였다. 결혼이 성사될 때쯤 되니 중매쟁이는 남자쪽의 재산의 몇 %(꽤 많은)를 소개비로 달라고 했고 그런 식으로 결혼할 수 없다니까 중간에서 결혼을 방해하는 이간질도 했었던 그런 중매쟁이와 연결된 결혼이었다. 하지만 처음 시작은 두 사람도 행복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중학교 친구 하나도 자기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할 거라고 하더니 결혼한지 1달도 안돼서 파경에 이른 경우를 봤다. 돈이 많은 줄 알았는데 사기를 당한 셈이었다. 결혼의 조건에 사랑과 믿음,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고 돈이 우선인 경우 대부분이 결혼생활 유지가 어려움을 볼 수 있었다. 결혼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남남이 만나 서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위한 배려와 양보, 가끔은 희생도 따른다는 것을. 그런데 사랑 없이 그런 것을 기꺼이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싶은 거다.
옛날에는 가난 때문에 집안의 식구들을 위해 누군가 한 사람이 희생적으로 돈 많고 나이 많은 사람에게 결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때는 집안을 살린다는 명분도 있었고 여자들이 희생적으로 사는 그런 삶이기도 했던 때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요즘도 돈 때문에, 자신의 카드 빚을 갚아주면 결혼하겠다며 결혼 시장에 자신을 내 놓은 고학력자의 전문직을 가진 여성들이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돈에 자신을 팔아 결혼을 했다면 시작부터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시작한 결혼 생활이 온전하게 갈까 싶은 거다. 남자는 돈으로 샀으니 여자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을 것이고 여잔 돈으로 자신으로 팔았으니 노예처럼 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사랑이 바탕이 된 배려와 양보가 아닌 무조건 상사가 내린 명령에 복종하듯 살게 되는 것은 아닌지. 또 돈이 목적이었던 결혼에서 돈이 사라지며 어떻게 될 것인가. 시작이 어긋난 경우는 13년의 결혼 생활이 있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결국은 어그러지고 마는데......
결혼의 조건, 어른들의 말씀대로 사랑만으로 살 수 없다, 결혼은 현실이다. 하지만 결혼은 사랑이 바탕이 된 믿음과 신뢰 속에서 쌓아가야 할 가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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