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사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40년대 LA 시청 앞 태극기 게양식 자료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는 대한인 국민회관 건물 안에서 50여년 전의 미주 한인 독립의연금 기탁자 명단, 독립운동 관련 서류, 한인 이민자 등록대장 등 각종 문서와 태극기 등 2,000여점의 자료가 쏟아져 나왔다.
이번 발굴된 자료들은 주로 1940년대 유물로서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규명해 줄 사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 발견된 태극기의 경우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의 태극기 형태로 4괘의 위치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태극기와 달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남가주 지역은 한인 이민의 요람지이다. 동시에 일제와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들의 혼이 배어 있는 곳이다. 이번에 귀중한 이민 역사 유물이 발견된 대한인 국민회만 해도 그렇다. 독립운동의 대표격인 단체로 남가주는 물론이고 하와이, 멕시코, 쿠바, 만주 등지의 지방 총회를 포함하는 독립단체로 성장했다. 또 공립협회, 대한신민회, 흥사단이 발족된 곳이기도 하다.
이같은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남가주 일원의 이민 유물과 독립운동 관련 자료들은 방치돼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처럼 무관심 속에 파묻혀 있던 미주 한인 이민 및 독립운동 유물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건 100년 역사의 한인 이민을 돌아보고 기록하자는 운동이 전개되면서다. 이번 유물 발굴도 그 운동의 결과로 이민 100주년을 맞아 국민회관 건물 복원공사 중에 발견된 것이다.
100년 한인 이민을 되돌아보며 기록으로 남기고 유물을 보존하는 일은 코리안-아메리칸의 뿌리를 찾는 사업이다. 다민족 사회 미국에서 한인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는 작업이다. 이 일은 동시에 해외 한민족 연구에 중요한 사료를 보존하고 제공하는 역사적 사업이다.
이 사업은 결코 늦추어서는 안 된다. 한인사회가 이민 1세에서 2세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고, 또한 이 사업이 지닌 역사적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더욱 시급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한인 이민과 독립운동 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정리하는 전담기구다.
이를 위해서는 한인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록이 없는 사회는 혼이 없는 사회다. 선조가 물려준 유물조차 관리하지 못하는 사회는 문화가 없는 사회로, 그 존재조차 잊혀지기 쉽다.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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