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강렬한 태양의 유혹을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뜨거운 태양은 이것이 바로 여름 날씨다 라고 말하는 듯 했다. 이런 날씨야말로 더위를 피해 피서를 가야 하는데, 도시락을 싸 들고 나무 그늘이든 바다로든 소풍을 가야 할 텐데 라고 생각했다.
소풍하면 생각나는 것이 미지근해진 사이다에 겉껍질이 깨진 삶은 달걀, 물에 젖은 소금 그리고 김밥이다. 내가 실제로 겪은 것은 아니지만 워낙 이런 말씀을 하신 분들이 많다 보니 내가 겪은 듯 소풍하면 생각나는 음식이다. 그런데 말만으로도 낭만과 운치가 있는 듯하고 왠지 이야기 거리가 있을 듯 싶다. 어릴 적 기차를 타고 할머니 댁에 갈 때 엄마가 삶은 달걀을 사주셨던 기억은 있다. 심심풀이 오징어나 땅콩, 삶은 달걀도 있어요 라며 외치는 홍익회 아저씨로부터 시원한 음료수와 함께.
금요일 저녁, 갑자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바비큐 파티를 하자고 회비는 얼마며, 몇시까지 오면 된단다. 뭘 준비하면 되냐고 하니 그냥 몸만 오면 된다고 한다. 아마도 그 친구네가 다 준비했나 보다 하고 다음날 또 다른 친구네와 함께 모임 장소로 갔다. 다섯 집이 모였다. 아이가 있는 집도 있고 그렇지 않은 집도 있고. 날씨가 더워서인지 참 많은 사람들이 야외로 나왔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나무 그늘 아래에는 바비큐를 할 수 있는 그릴이 하나씩 붙어 있어 고기와 차콜만 있으면 어디서든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
미국은 피크닉 하기에 정말 시설을 잘 해두었다. 주변에 화장실이며 수도등 피크닉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다. 워낙 넓은 땅이라 그런지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부쩍 되지 않고 떨어져 있는 테이블 사이만큼의 여유가 있다. 그리고 피크닉을 하는데도 매뉴얼이 있듯이 하는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있어도 테이블 위에는 테이블보를 깔고 작은 병이라도 물을 담아 미처 꽃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작은 들꽃 한 송이라도 꺾어 꽂아 두는 그런 여유와 낭만이 있다. 테이블 위에 꼿인 꽃 한 송이가 바로 그 사람들의 여유, 피크닉을 즐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번 피크닉에는 나도 꽃 한 송이를 꽂아두는 여유를 부려봐야 겠다. 자연보다 아름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은 무엇을 해도 즐거운 일이다. 다음 주는 더 신나게 일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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