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수출입업계와 운송업계도 한국을 강타한 태풍 ‘매미’로 인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태풍에 크레인이 무너지며 부산항에서 화물 하역·선적에 차질이 생겨 납기를 제대로 지키지 못 한 탓이다.
귀국 이삿짐 운송을 전문으로 하는 현대통운에는 요즘 한국에서 걸려 오는 전화가 한 달 전보다 하루 평균 3∼5통이 늘었다. LA에서 보낸 이삿짐이 도착하지 않아 한국에서 바닥에서 자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고객들의 ‘볼멘소리’다.
얼마 전 서울로 돌아간 김병호 전 LA부총영사도 태풍을 예상하지 못 한 채 9월10일 짐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8월27일 짐을 발송했다 낭패를 봤다. 대한통운 박종수 LA지사장은 “김 전 부총영사를 비롯해 많은 화주들이 평소 같으면 2주일 안에 도착하던 이삿짐이 이젠 한달 보름 정도씩 걸려 애를 태우고 있다”며 “천재지변에 의한 피치 못 할 상황이라 운송업체들도 최대한 빨리 서두르고 있지만 마음 같지 않다”고 말했다.
태풍의 영향은 8월 중순까지 거슬러 간다. 이때 보낸 짐들도 아직까지 한국이나 LA에 도착하지 못 하는 실정이다. 22∼24일이면 고객 안방까지 배달되던 게 이젠 도착 날짜를 말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쌍용 LA지사도 미국의 한 방위산업체에 납품해야 할 800만달러 규모의 기름 선적이 늦어졌다. 울산항에서 유조선에 기름을 실을 수가 없을 정도로 날씨가 좋지 않아서다. 윤제현 지사장은 “고객이 상황을 이해해 준 덕에 큰 클레임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천재지변에 의한 지연이라 ‘급행료’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운송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때는 트럭을 빼내기 위해 60만원 정도의 뒷돈도 찔러 줬지만 지금은 그럴 수도 없는 형편이라 하늘만 쳐다 본다”고 말했다.
천일화물 빅터 유 사장은 “운송회사에서 기본적인 보험은 들지만, 중요한 물건에 대해서는 따로 추가 보험을 들어야 한다며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호성·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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