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공항인근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는 KAC(Korean American Coalition, 한미연합회)의 제7회 미 리더쉽 개발 컨퍼런스가 열렸다. 한미연합회는 지난 83년 비영리 단체로 설립돼어 현재 샌프란시스코를 비롯, 새크라멘토, 로스앤젤레스, 뉴욕, 콜로라도, 워싱턴 DC, 하와이, 시카고 지역등에 지부가 있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애틀란타 지부도 만들어 졌다. 특히 지난 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4.29 폭동후 주류사회와의 대화채널이나 한인의 목소리를 내는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활동상이 더욱 두드러 지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회원들끼리의 세미나를 통해 지금 논란이 일고 있는 주민발의안 54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강력한 반대 로비를 펼쳐 나가기로 하고 1세와 2세를 연결해 주는 1.5세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어와 문화적으로 거리가 있는 이들 세대를 이어주는 중심역할을 1.5세 회원들이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는등 소득있는 행사였다는 평이다.
그러나 13일 저녁 열린 만찬은 1세와 2세들간에 갭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자리였다. 이날 만찬에는 애틀란타 지역에서 10여명이 참석하고 새크라멘토와 LA 등지에서 많은 2세들이 참석했지만 1세들의 모습은 한미연합회에 관계하고 있는 그레이스 김여사와 김익창 박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한인회 관계자들과 총영사, 부총영사등 영사 , 개인적인 친분으로 후원한 10여명만이 모습을 보였다.
1.5세나 2세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단체중 또 하나는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를 꼽을 수 있다.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는 26년전 태어나 그동안 지역 한인들의 권익보호 및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오고 있는 비영리 단체다.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는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한인 단체 및 교회들과 함께 일을 해나가기 위한 시도를 해왔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곳에서 일했던 2세중 한명은 사적인 자리에서 1세 어른들은 나이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우리의 의견을 무시하고 고압적인 자세에다 임기응변식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려 하기 때문에 같이 일하기가 무척 힘들다며 애로사항을 밝히기도 했었다.
1970년대 들어 밀려들기 시작한 이민물결을 타고 베이지역에 자리잡은 한인들의 수가 10만명을 넘어서 일부에서는 15만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100년전 한인들이 건너온 후 가뭄에 콩나듯 베이지역에 보금자리를 튼 선조들을 제외하고 현재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사회 주역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70년대와 80년대에 건너온 1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1세 단체장들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주류사회와 보다 활발한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1.5세와 2세들에게 문호를 넓히고 그들에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변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1세들 주도 단체에서 1.5세나 2세들이 책임자로 전환된 단체는 없다. 이는 1세들이 1.5세나 2세들에게 단체를 넘겨주기에는 아직 주류사회에서 단체활동을 하거나 사회활동을 하기에는 언어장벽이 있고 사회활동을 그만두기에는 나이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또 유교적인 한국식 사고와 문화에 젖어있는 1세들과 자유롭고 합리적인 미국식 사고를 갖고 있는 2세들, 이들 세대간의 문화적 차이도 이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커뮤니티나 일본 커뮤니티등을 보면 주류사회의 문제 해결에 있어 앞장서는 사람들은 영어에 어려움이 없는 2세나 3세들이 대부분이다. 영어를 아직 잘 못하는 1세들도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주류사회와 교류 하기를 시도하지만 중간 역할을 2세들에게 맡기고 이들을 후원하는 것을 볼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스트베이 한인봉사회에서 일했던 2세가 말했던 애로점이 바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2세들을 후원하고 그들과 같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능력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1세들이 한국에서 소위 잘나갔어도 이곳에서 주류사회와 잘 통하는 것은 2세들이다. 그들과 함께 일을 해나가려면 그들을 돌보아 주는듯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 서로를 위해,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동반자적 입장에서 일을 해나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2세들은 1세들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가까이 다가 올 것이다.
점차 이민자들에 대한 압력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2세들을 통한 우리의 목소리 내기는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하다. 자신을 버리고 전체를 위하는 마음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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