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인을 상대로 한 건강의식구조 조사에 의하면 ‘건강에 자신이 있다’고 말 한 사람은 10명 중 8명, ‘건강한데 의료보험은 무슨 의료보험!’ 이렇게 말 한 의료 무보험자는 3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진단에서 의아하게 생각하는 의사 앞에서 환자 자신은 웃고만 있다. 자각 증세가 없으니 나는 별 탈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그러나 자각 증세가 없으니까 건강하다는 공식은 의학상 통하지 않는다. 자각증세가 없이도 병은 잠복기라는 복병(伏兵)이 있기 때문이다.
한 대도시에 거주하는 40, 50대 장년층 한인의 사망률이세계에서 가장 높고, 미국인 장년 층에 비해 서도 3.5배나 높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그런데도 이 위험 신호를 ‘유리병 안에 태풍’ 정도로 알고 ‘나는 괜찮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지나쳐 버리는데 문제는 더 심각하다.
그리고 바쁘다거나 설마설마 하다가 위기가 닥치기도 하고, 심지어 자각 증세가 왔는데도 지나처버린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더구나 건강 보험도 없다면 그건 거의 치명적이다.
한 예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미국인 중 상당수가 이런 저런 이유로 건강 보험 없이 지내다가 어마 어마한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고 이혼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건강하다는 것은 마음과 몸에 자각증세가 없고, 건강진단에도 별 이상이 없는 쾌적한 상태를 말한다. 건강진단 없이 “나는 건강하다는 생각은 조심해야 한다.
가족 중 누구 한 사람이 일을 당했다고 생각을 해보자. 그것은 결국 가족 전체의 불행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삶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는 결과를 초래한다.
차 조심, 불조심, 강도조심에 시시각각으로 신경을 쓰듯이 “건강 조심 365일에도 신앙적 차원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 육체적인 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지나친 흡연과 음주, 그릇된 식사 패턴, 부족한 운동량과 수면부족 등 건강을 해치는 모든 요인을 과감하게 사전에 차단하는 전략과 정기적으로 건강을 검색하는 대결단이 있어야 하겠다.
건강 보험이 없으니 주치의가 있을 이 없다. 주치의도 없고 보험도 없다는 것은 사공도 없고 닻도 없는 배가 제멋대로 위험지대를 헤맨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주치의에 대한 올바른 생각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안이다.
주치의는 내과의(內科醫) 외과의(外科醫)라 하듯이 ‘주치의(主治醫)’라는 전문분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어떤 분야의 의사라도 상관은 없지만 주로 가정의,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의사들인 경우가 보통이다.
주치의는 “어떤 분야의 의사가 좋겠느냐 보다 “어떤 의사가 좋겠느냐가 더 고려되어야 한다. 분야 보다 연륜과 신뢰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오랜 기간 환자를 잘 알고 있고 서로 믿는 사이라면 그것으로서 주치의의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
더구나 지금은 의사와 병은 있어도 사람은 어디 갔는지 찾을 길이 없다고 개탄하고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의사들은 열심히 병을 쫓아다니며 치료를 하지만 막상 찾아야 할 사람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의 충고나 의견이 의사들의 진료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문제다. 어떤 혈압 약은 천식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고, 어떤 당뇨 약은 간이나 신장이 나쁜 사람에게는 위험한데도 심지어 나눠 먹는 경우를 보게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것은 자신도 주치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의사는 병든 세포를 잘라내고 꿰매기는 하지만 세포 하나 만들지 못한다. 세포를 재생시키고 꿰맨 자리를 아물게 하는 것은 자신의 소관이다.
약도 그렇다. ‘꿀도 약이라면 쓰다’고 하듯이 약은 마음 가짐에 영향을 받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에 가세하고 보조하는 조역이 될 뿐, 주역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같은 감기 약이라도 권위 있는 의사의 처방이 젊은 의사의 처방보다 어떤 proship의 효과면에서 환자가 갖는 정신적 영향 때문에 약효에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그 한 예다.
인간은 본래 4만 3천 2백일, 햇수로 120세의 수명을 갖게 되어 있다. 꼭 120세가 아니더라도 선·후천적으로 타고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점을 생각할 수 있겠다.
첫째, 자신이 자신의 감정관리(感情管理)를 잘못한 때문이다. 둘째, 올바른 식생활(食生活)을 하지 못한 때문이다. 셋째, 질병에 대한 사전 예방(豫防)과 사후 처방(處方)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은 자신의 소관이며, 자신이 풀어야 할 숙제이며, 자기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이다. 그리고 ‘자연과 멀어지면 병원과 가까워진다’거나 ‘과부족(過不足)이 모든 우환(憂患)의 불씨가 된다’는 것도 우리가 지켜야 할 명심 사항이다.
옛말에 “나라님이 약이 없어서 죽나, 과부족(過不足) 때문에 죽지라는 격언이 있었다. 병만이 아니다. 모든 우환(憂患)은 이 과부족 때문에 이러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성현들은 중도(中道)니 중용(中庸)이란 말을 인간사에 미덕으로 삼고 지켜왔던것이다.
/ikhchang@aol.com
철학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