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LA카운티 구치소에서 피살된 홍기철(34·사진)씨는 40여명이 함께 수감된 대형감방 안에서 변을 당했으며 사건 후 6시간 가까이 지난 뒤에야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다.
셰리프국 수사관은 홍씨가 경범혐의로 판사로부터 5일의 실형을 선고받고 사건당일 법원으로부터 구치소로 옮겨졌고 일몰시간 전 피살됐다며 현재 격리수용된 유력 용의자들의 살인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확보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수사관은 수사가 진행중이지만 빠르면 내주 중 홍씨를 살해한 용의자들이 검찰에 정식기소될 것이라며 그러나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홍씨는 아시안 범법자들과 같은 방에 수용돼 있었으며 범행현장을 목격한 교도관이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흉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범인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화장실 변기 등에 버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재소자들 사이에서는 칫솔 또는 그릇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나 침대용 나사 등을 뾰족하게 갈아 만든 속칭 ‘섕크’를 폭력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특히 ▲홍씨가 피살될 당시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고 ▲사건 당일 밤 11시40분 쓰레기 카트에서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제대로 재소자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구치소를 관리하는 셰리프국의 관리감독 소홀이란 비난과 함께 사건에 대한 책임논란에 휩쌓일 전망이다.
또한 홍씨가 구치소 수감 당일 수십명의 재소자가 몰려 있는 감방에서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한채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타 당하고 살해된 것은 우발적인 아니라 용의자들의 사전계획에 의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23일 홍씨에 대한 사체부검을 실시한 LA카운티 검시국은 이번 사건이 타살이라고 확인하고 홍씨가 신체 여러군데 외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사인을 발표했다.
사전계획? 우발?
홍기철씨 피살 두고 추측 만발홍기철씨 피살사건은 사전계획에 의한 것과 우발적인 사건일 가능성을 놓고 갖가지 억측을 불러오고 있다.
우선 사전계획설은 이 사건과 관련 용의자 선상에 오른 한인 재소자중 한 명이 3년전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피해자로 숨진 홍씨에 깊은 반감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과 수십명이 함께 수용된 공간에서 교도관들이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치밀하게 홍씨를 살해했다는 정황을 들 수 있다. 또 숨진 홍씨 시신이 쓰레기 카트에서 발견되기까지 장시간 방치된 것도 조직적인 수법으로 볼 수 있다.
홍씨는 총격사건 당시 용의자들과 가까운 관계를 갖고 있었고 이같은 사정 때문에 이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피하기 위해 법원의 출두명령을 피하다가 결국 체포영장이 발부돼 이번에 경범으로 체포됐다가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석이 불허되고 수감됐기 때문이다.
홍씨와 구치소 속성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단순히 우발적 사건으로 보기에는 여러 면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내부 또는 바깥에서 누군가에 지시에 따라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치소 내에서 재소자간 싸움이 잦은 사실을 고려할 때, 홍씨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해오던 다른 재소자들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저지른 우발적 범행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씨가 사건 발생 당일 오전 감방에 배치됐다는 수사 관계자의 말을 근거할 때 이미 감방에 수용됐던 죄수들이 새로 들어온 ‘신입생’ 홍씨를 상대로 신고식을 실시하던 중 분위기가 과열돼 살인사건으로 연결됐다는 추정이다. 이와 함께 홍씨 가족들도 최근 수년간 홍씨가 남에게 살해당할 만큼의 큰 원한을 사지 않았고 직장과 가정을 오가는 생활만을 해왔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며 폭력단체 연루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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