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 `TV장학회’ 시비에 휘말려
새로 시작한 국내 오락 프로그램이 일본 방송을 모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일본 방송사 측에서 추후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어 양국 간에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방송가의 고질적 병폐로 지탄받아온 일본 TV 프로그램 `베끼기’ 의혹에 대해 일본 방송국 차원의 대응이 나온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일본 대중문화 전면 개방을 앞두고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네티즌들은 지난주 방송된 KBS2의 `스펀지’와 SBS의 `TV 장학회’가 일본의 오락프로그램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각각 홈페이지 게시판에 제기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원작으로 지목된 것이 일본 후지TV의 `트리비아의 샘(이즈미)’으로 같았다.
후지TV는 11일 `트리비아의 샘 한국 유사 프로그램 문제에 대한 코멘트’라는 제목으로 공식논평을 내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프로그램에 관해 프로그램 자체를 보지 않아 판단할 수는 없지만 방송 내용을 체크한 후에 법적인 것을 포함해 추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후지TV의 관계자는 `트리비아의 샘’은 현재 한국 현지 판매에 대해 구체적으로 교섭중이었지만 `스펀지’와 `TV 장학회’는 판권 교섭을 벌인 적은 없다고 말했다.
`트리비아의 샘’은 상식의 허를 찌르는 기발한 문제를 낸 뒤 출연 패널들이 문제의 기발함과 지식적 가치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BS `스펀지’는 기발한 상식에 관한 문제를 패널들이 맞춘 뒤에 50명의 지식감정단이 이 문제의 가치에 대해 별점을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TV장학회’도 기발한 상식 문제를 주제로 패널들이 알아맞추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아이디 `gjr7rjr’의 한 네티즌은 `스펀지’와 `TV 장학회’가 너무 비슷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내용도 성우 톤도 자막도 그대로 `트리비아의 샘’을 베낀 것이어서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결코 표절일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KBS의 박정미 PD는 인터넷을 통한 지식 검색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일 뿐 절대 프로그램을 표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BS의 남형석 PD도 포맷의 구성이나 아이템을 베낀 경우라면 표절이겠지만 비슷한 것이라고는 성우의 목소리가 느릿느릿하다는 점밖에 없기 때문에 표절이 아닌 것은 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후지TV의 대응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본 방송사 측의 공식 대응이 그동안의 방송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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