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인회에 바라는 커뮤니티 반응
타운정서 잘 파악 대립적 관계 청산
인수위도 전·현직 회장단과 마찰없이
누구나 이용할 진정한 봉사단체 되길
“훌륭한 의사는 수술도 잘해야 하지만 봉합까지도 잘해야 한다” 새해 1월 출범할 27대 새 한인회를 바라보는 한인 커뮤니티의 여론을 한마디로 잘 표현한 말이다.
샌디에고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선을 벌여 당선된 김남길 후보는 선거전 초기 상대방 후보에 대한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말했듯이 버거운 싸움 속에 ‘개혁’ 세력의 응집된 힘으로 한인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김 당선자의 일부 핵심 지지세력이 기존 한인회 운영에 대해 공공연히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 이를 지켜보던 한인들이 선거 후유증을 상당히 우려해 왔다. 더군다나 김 당선자가 한인회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의지를 천명한 바 있어 이번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이에 반대되는 생각을 갖는 상당수 한인들과 불가피한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소지가 많아져 한인 커뮤니티 화합이 김 당선자의 향후 한인회 운영의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 참전동지회 김기홍 회장은 “김 당선자가 활발하고 박력이 있어 새 이미지의 한인회가 기대된다”고 개혁적인 성향에 지지를 보내는 반면 “기존 한인회장과 슬기롭게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화합의 말을 숨기지 않았다.
투표 당일 한인회비 납부자의 선거인 명부 누락과 관련, 김 당선자측의 이유 있는 항변이었지만 목소리가 너무 커 김 당선자의 ‘합리적인 주장에 목소리가 문제될 것 없다’라는 옹호에도 불구하고 차기 한인회의 개혁 일변도의 강성 이미지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어 김 당선자는 화합 차원에서 이를 잘 다듬어야 할 과제 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샌디에고 한인들은 유난히도 주거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곳이어서 화합을 해치는 돌출행동을 꺼리고 있는 경향이 심한 곳이다.
김 당선자 자신도 “이 지역은 누구네 집 숟가락이 몇 개더라 할 정도로 서로 잘 알고 지내는 곳이어서 커뮤니티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은 살기 힘든 곳”이라고 말할 정도다.
임영상 현 한인회장은 “과열 후유증으로 커뮤니티에 악영향을 주는 대립적 관계는 청산하고 이제 어느 때보다 열심히 봉사하며 자기 주장보다는 상대를 존중, 외면 받지 않고 한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랑 받는 한인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D 한미노인회 안경열 회장은 “김 당선자는 낙선자를 지지한 수많은 표심을 잘 읽어 노무현 대통령이 문제가 된 ‘코드’가 맞는 사람만 기용하는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하는 반면 낙선자 지지자들도 한 표차의 당선도 당선인 만큼 이를 인정해야 한인사회 화합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일부 한인들은 개혁과 화합이라는 큰 타이틀 외에 ▲공약이행 ▲감사패 남발 금지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 지급 ▲노인회 후원 등을 언급했다.
이번 선거에 김 후보를 지지했던 한인회 임원을 역임한 타운의 한 인사는 “김 후보의 공약 중의 하나인 청년단 조직이 과거 한국과 미국에서 보듯이 자칫 봉사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사회의 지탄을 받는 사례가 있어 우려가 된다”고 지적하고 “인수위원회 구성도 전·현직 회장단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보들의 선거 전과 후의 태도 변화를 질책하는 한인식당 대표도 있다. 이 업주는 “선거 전에는 그렇게 자주 드나들더니 판이 끝나니 인사 한마디 없더라”고 불쾌함을 드러내고 “어쨌든 한인회장 등 단체장들이 모임을 가질 때 특정 업소만 선호하지 말고 타운 업소를 골고루 이용해 줄 것”도 당부했다.
김 당선자가 이런 타운의 정서를 잘 읽고 치우치지 않고 ‘화합하여 함께 개혁’할 수 있는 멋진 새 한인회를 건설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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