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본보 뉴욕지사 주필
사람은 각자의 얼굴 생김새가 다르고 사람마다 나름대로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제각기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운동은 못하지만 공부는 잘 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학생도 있고, 매사에 추진력이 강하지만 허점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철두철미하고 신중하지만 우유부단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의 행동이나 성격은 관점에 따라서 장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단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온순하고 착한 성격을 장점으로 가진 사람은 무기력하고 유약하다는 단점을 가졌다고 볼 수도 있다. 거칠고 사나운 성격이 단점인 사람은 남성답고 씩씩하다는 장점을 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 여성 편력이 아킬레스의 건이었던 YS가 대선 기간 관훈토론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좋은 것 아니냐고 질문을 피해간 적이 있었다. 단점인 여성 편력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장점으로 바뀐 것이다.
말하자면 단점도 잘 봐주면 장점이 되고 장점도 나쁘게 봐주면 단점이 되는 것이다. 키가 작은 사람을 야무지고 단정하게 보고 작은 고추가 맵다고 말하는 것은 단점을 장점으로 봐주는 것이다. 반면에 얼굴이 예쁜 사람의 미모를 들먹이며 인물값을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장점을 단점으로 깎아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 장점이 단점이 되고 또 단점이 장점이 되는 것은 그 말을 하고 생각하는 사람의 기준에 따른 판단 때문에 달라진다. 똑같은 사실을 놓고서 말하는 사람이 자기에게 유리하면 장점으로 말하고 불리하면 단점으로 말한다.
이런 일화가 있다. 이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왕사인 무학대사가 한담을 나누다가 무학이 이성계에게 내가 무엇으로 보이느냐고 물었다. 이성계가 무학을 돼지처럼 보인다고 하자 무학은 이성계가 부처님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님의 눈에는 부처님이 보인다고 해서 두 사람이 크게 웃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처럼 상대방을 좋게 생각해야 상대방도 자기를 좋게 생각하게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도 나를 사랑하게 되며 다른 사람을 미워하면 다른 사람도 나를 미워하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의 사랑을 받는 비결은 그 사람을 먼저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장점을 말하고 단점을 말하는 것도 같은 방식으로 자기에게 되돌아온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들어 칭찬을 하면 그 사람이 결코 자기를 욕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단점을 들어 비판을 하면 그 사람이 결코 자기를 칭찬해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성경에서 예수도 비판하지 말라고 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고 했다.
남의 단점을 들추어 비판을 하게 되면 비판과 비판이 거듭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결국 인간관계의 불화가 격화되고 만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남의 잘못을 비판하기에 앞서 칭찬하는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인사회에서 사업을 하면서, 또는 단체활동을 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이해관계와 명예욕 등 때문에 서로 시기하여 헐뜯는 일을 자주 볼 수 있다.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것처럼 생각되는 비판이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남을 칭찬하는 일은 자신을 잘 되게 할 뿐 아니라 이 사회를 밝고 명랑하게 만드는 청량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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