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66)이 8개간의 도피 끝에 13일 고향인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인근의 농가에서 미군에 생포됐다.

미군정 최고 행정관인 폴 브리머는 14일 오후 3시20분(현지시각)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를 잡았다(We got him)고 발표했으며,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후세인이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미군 의료진으로부터 구강검사와 두발검사를 받고 있는 비디오를 공개했다.

산체스 중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육군 제4보병사단 병력과 특수부대원 등 600명이 13일 오후 8시30분쯤 붉은 새벽(Red Dawn)’으로 명명된 체포작전을 펼쳐 티크리트 남쪽 10마일 지점인 아드와의 한 농가 지하 은신처에서 아무런 저항없이 사담 후세인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체포당시 후세인은 공기정화 시설이 갖춰진 지하 6-8피트의 소규모 동굴 같은 은신처에 숨어 있었으며, 미화 75만달러와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산체스 중장은 검진결과 후세인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고 그가 말을 많이 하고 조사에도 협조적이라고 밝혔다.

미군 당국은 그의 신원확인을 위해 이라크인사들과 대면시킨데 이어 DNA검사를 실시, 후세인이 확실하다는 최종결론에 도달했다.
CNN은 미군당국이 현재 후세인을 모처로 옮겨 조사를 진행 중이나, 그를 지난주에 발족한 이라크 전범재판소에 넘길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군의 사담 체포 작전은 사담의 위치에 대한 최신 정보 입수에 따라 즉각 이뤄졌으며, 쿠르드족 민병대원들도 참여했다. 지난 4월7일 미군의 바그다드 점령 이후 모습을 감춘 후세인은 미군이 찾는 제1의 인물로 미화 2,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

사담 후세인 체포 소식이 14일 낮 1시30분쯤부터 퍼지기 시작하면서 이라크 전역에서는 환호의 총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후세인 체포를 최대의 목표로 삼아왔던 미군은 물론, 이라크 보안군, 경찰들이 일제히 AK47 소총을 하늘로 쏘아댔고 수도 바그다드 일대는 거리로 밀려나온 인파로 넘쳤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무조건 서로 악수하고 환호하며, 더러는 노래를 불렀다. 길거리를 메운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며 기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