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붉은 새벽’ 작전은 13일 저녁 6시 미육군 제4보병사단과 특수부대원 600명이 사담의 고향인 티크리트의 우자로부터 수마일 떨어진 아드와를 사면에서 포위하면서 시작됐다.
이날의 작전은 사담의 친인척 10여명을 심문한 결과 그가 아드와에 숨어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CIA와 군정보분석가들의 긴급보고에 따른 것이었다. 아드와는 저항세력의 배후조종자로 알려진 이자트 이브라힘 알 두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작전에 참가한 지휘관들은 그들의 목표가 사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병사들은 그저 ‘대어’를 낚기 위한 작전 정도로 알고 있었다.
공격 타겟은 오렌지와 레몬, 팜 그로브로 둘러싸인 2채의 가옥. 오후 8시를 기해 시작된 미군의 급습은 처음에는 허탕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목표물’에서 200야드 떨어진 또 다른 가옥에서 두명의 남성이 도망가는 장면을 목격한 미군은 문제의 집 둘레에 1.5평방마일에 차단선을 친후 정밀 수색작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곧 철제골조와 진흙으로 얽어지은 의심스런 헛간을 발견했다. 헛간 바닥에 깔린 카펫을 들추자 조그마한 터널을 덮은 스타이로폼이 드러났고 그 밑에 만들어진 6-8피트 깊이의 구덩이에 한 남성이 누워있었다. 미군들이 스파이더-홀로 부르는 구덩이는 한 사람이 겨우 누울수 있을 정도의 옹색한 은신처였다.
사담은 희끗희끗한 수염이 더부룩한 모습이었고 머리는 헝클어진 상태였다. 그는 무릎에 권총을 놓아두고 있었으나 미군에 체포되는 과정에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미군들은 처음에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누구냐는 미군 통역병의 질문에 구덩이속의 인물은 뜻밖에도 사담 후세인이라고 대답했다.
’붉은 새벽’ 작전을 지휘한 레이몬드 오디에르노 소령은 그는 전혀 저항을 하지 않은 채 마치 쥐처럼 잡혔다며 체포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미군은 곧이어 침실과 부엌 등 2개의 공간으로 꾸며진 헛간을 수색, 2정의 라이플과 한 자루의 권총 및 가방에 담긴 미화 75만달러를 발견했다.
작전에 참가한 사병들은 헛간에는 침대와 의자 한 개, 약간의 옷가지가 있었으며 악취가 진동했고, 사람이 사는 거처라기 보다는 차고 같았다고 전했다..
작전이 시작된지 1시간이 조금 지난 밤 9시15분, 사담을 실은 헬기는 바그다드를 향해 남쪽 방향으로 날아갔고, ‘붉은 새벽’ 작전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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