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미군이 바그다드를 함락시킨 지난 4월9일 이후 이라크 지도부와 함께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13일 티크리트 외곽의 한 농가에서 체포될 때까지 장장 8개월간 도피 생활을 해왔다.
그동안 후세인의 목에 걸린 현상금도 20만달러에서 2,500만달러까지 뛰어올랐다. 그는 체포되기까지 상당 기간을 고향 티크리트에서 은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이라크 전 당시 후세인의 사망설과 시리아 등 국외 도피설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육성 녹음 테이프나 비디오를 끊임없이 유출시키는 여유를 보였다. 미군의 바그다드 진격 직후인 4월17일 후세인이 베레모와 군복을 착용한 채 군중의 환호를 받는 모습이 아랍 TV에 공개된 데 이어, 바트당 혁명기념일, 우다이와 쿠사이가 숨진후 등 후세인의 육성으로 추정되는 녹음 테이프가 수차례 방송을 탔다.
후세인은 사전에 이미 위급시에 대비해 도피일정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라크전 발발 이틀 전 차남 쿠사이와 보좌관을 통해 이라크 중앙은행에서 약 10억달러의 현금을 인출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외화 보유액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후세인은 이 돈의 일부를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도피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부인 사미라 샤흐반다르와 아들 알리를 국외 피신시킬 때도 약 300만달러에 해당하는 현금이 든 가방과 금괴 10㎏이 든 상자 등을 쥐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사미라를 인터뷰했다는 영국 선데이 타임스는 후세인이 레바논에서 은신하고 있는 사미라에게 최소한 1주일에 한번은 전화나 편지를 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도피 와중에 미군에 대한 저항세력의 테러를 배후 조종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10월 말 40여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라크 최악의 연쇄 폭탄테러의 배후로도 후세인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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