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이목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사법처리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후세인의 가족과 국제단체를 중심으로 구명 운동이 일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후세인의 사형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후세인은 과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를 재판하는 법원은 국제적 규범과 기준에 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세인의 재판진행에 유엔의 도움을 공식 제의한 아난 사무총장은 유엔은 과거 국제법원에서 사형제도를 지지한 적이 없다며 이제 와서 사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천주교에서도 레나토 마르티노 대주교가 16일 교황청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포에 대해 공식 언급하며 그를 사형에 처하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르티노 대주교는 치아 검사를 받는 등 짐승처럼 대우받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독재자였지만 후세인에게 일말의 ‘동정심’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압델라지즈 알-하킴 의장은 후세인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에서 국제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후세인의 가족들은 사형제도가 없는 국제 재판소에서 그가 재판 받기를 원하고 있다. 요르단에 망명한 장녀 래가드 후세인(35)은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할 것이라며 이라크에 미국의 지배를 받지 않는 공정한 정부가 들어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래가드는 또 미군이 후세인에게 약을 먹인 것으로 가족이 믿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디오에 찍힌 초췌한 모습의 후세인이 우리 아버지가 아니다며 사자는 설사 우리에 갇혔다 하더라도 사자로 남는 법인데 아랍권을 대표해온 그가 그렇게 행동할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래가드는 변호사 선임에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알 자지라 방송은 16일 아랍권의 변호사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후세인의 변호를 자청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요르단 변호사협회의 하산 마잘리 회장은 후세인 전 대통령이 재판에 회부될 경우 요르단 변협이 후세인의 변호를 맡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아랍 각국 변호사들로 구성된 변호인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잘리 회장은 미국이 임명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공정하고 전문적인 법정을 세울 만한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점령은 인간이 겪는 가장 비참한 경험이라고 믿는다며 우리가 후세인을 변호해야 신뢰할 만한 국제적 합법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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