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살상무기 국제사찰 받겠다”
부시 “다른 나라도 본받길” 북한 압박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추진해 왔음을 시인하면서 이를 폐기할 계획임을 통보해 왔다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9일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북부 더럼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리비아의 역사적이고 용감한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의 발표 직후 워싱턴의 조지 W.부시 대통령도 리비아가 자국이 보유한 모든 주요 무기에 대해 국제 사찰요원의 검증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는 테러와 전쟁 속에 WMD 확산을 저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은 지난 9개월동안 WMD 문제를 놓고 리비아와 협상을 벌여왔다.
블레어 총리는 “리비아가 지난 3월 로커비 항공참사 배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WMD 문제도 유사한 협력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를 타진해 왔다”며 협상이 시작된 과정을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회견을 통해 리비아가 약속을 이행한다면 튼튼한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며 블레어 총리의 발표를 확인했다. 부시는 이라크 전쟁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이 리비아등의 국가들에게 살상무기 프로그램 포기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구체적인 이름을 지목하지 않은 채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리비아의 모범을 따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비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리비아는 자유 의지에 따라 국제적으로 금지된 살상무기를 완전히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