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우려 속 성탄 전야
지구촌은 축제 분위기와 테러 우려가 뒤섞인 성탄이브를 보냈다.
국내 테러경보를 5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코드 오렌지’로 상향조정한 미국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성탄전야를 맞이했다. 미국인들은 정부가 테러경고 등급을 올린 데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마음 한켠에 깃든 불안감을 완전히 씻어내진 못했다.
날씨도 성탄무드를 띄우는데 손을 보태지 않았다. 기상청은 북동부 5대호 지역과 애팔래치아 중부지역을 제외한 미 전역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할 수 없다고 24일 발표했다. 새 천년 들어 세 번째 맞은 지구촌 성탄 풍경을 정리한다.
베들레헴 여행객 감소
◎…아기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의 구유 광장에 24일 수백명의 참배객들이 모여 확성기에서 울려나오는 캐럴을 들으며 예수 탄생 교회로 향하는 연례 성탄절 전야 행진을 바라보았다. 이날 모임의 참배객은 연 3년간 계속된 폭력사태와 실업, 곳곳에 배치된 무장군인들로 예년에 비해 그 수가 대폭 줄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연 3년째 베들레헴 출입이 제한돼 금년에도 성탄절 축하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우주정거장엔 플래스틱 트리
◎…국제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은 성탄절을 맞아 성탄절 특식으로 제공되는 마른 칠면조 요리를 먹기 전에 우주선 벽에 플래스틱 트리를 달아매거나 테입으로 묶어 성탄절을 맞을 예정이다.
미군, 성탄 기분 만끽
◎…사담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 주둔 제4 보병사단의 수천여 장병들에게 미군 당국은 이라크에서 처음 맞은 성탄절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경계를 서는 장병을 제외하고는 자정 미사와 음악 공연, 푸짐한 저녁이 제공된다. 티그리스 강변의 대통령궁 구내에 진을 친 미군 막사는 온통 성탄절 장식과 트리로 마치 고국의 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다.
테러우려 보안강화
◎…프랑스 당국은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전투기에 비상대기 명령을 내렸으며 영국은 런던시내에 수천명의 경찰을 배치했다. 스페인 경찰은 바스크 분리운동단체가 마드리드에 도착하는 열차에 폭탄테러를 가하려는 테러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세계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전 경찰 병력의 3분의2에 해당하는 16만6,000여명의 인원이 비상근무에 임하도록 조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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