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이 지나면 더 이상 생존자를 구해낼 희망은 없다.”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 밤시의 지진이 29일로 만 사흘이 지나면서 구조작업이 건물 잔해에 매몰된 생존자 수색에서 부상자와 이재민 구호로 전환되고 있다.

압돌바헤드 무사비 라리 이란 내무장관은 28일 “생존자 수색작업이 29일 밤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의 수색 중단 조치는 매몰된 생존자가 물이 없이 버틸 수 있는 최장시간이 일반적으로 72시간(3일) 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른 것이다.

생존자 수색작업 성과도 이 견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란 내무부에 따르면 27, 28일 이틀간 잔해 속에서 구조된 사람은 1,000명에 이르지만 이중 28일 구조된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이란 정부는 16개국에서 파견한 수색구조 요원들도 더 이상 활동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각국의 구조대원들은 29일 수색작업을 계속했지만 “추가 생존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부상자와 이재민들은 의약품과 음식, 식수, 텐트 등 일용품 부족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입원한 부상자는 1만1,500명에 달한다. 이란 정부는 각국에 구호요원보다는 의약품과 생필품을 보내주도록 요청했다. 28일까지 구호품을 비롯한 지원을 제공한 국가는 21개국이다.

건물 잔해에 매몰된 시체가 부패되기 시작하면서 전염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구조요원들은 이번 주말까지 시체를 처리하지 못하면 전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시체 주머니가 부족해 시체는 살균제를 뿌린 뒤 집단 매장되고 있다.

혼란을 틈탄 약탈행위도 구호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BBC 방송은 무장 강도들이 차량을 이용해 국제적십자가 제공한 텐트와 담요 등을 약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밤 시의 교도소 붕괴로 수감자 600여 명이 도주해 치안 불안도 우려되고 있다. 28일에는 구호물자를 공수하던 이란 해군소속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등 3명이 숨졌다.

이란 내무부는 밤 시 주변지역의 각종 시설 피해가 더욱 크다며 재건작업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