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도 예년과 같이 서울의 거리 여러 곳에 자선냄비가 걸렸다. 가난하고 딱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구세군 봉사원들이 길에 서서 종을 울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주 한 이름 모를 자선가의 선행이 온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녹여주었다.
50대의 중년 신사가 거금의 돈뭉치를 냄비에 넣을 때 봉사원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옷차림으로 보아 그 자신의 형편도 부유하지 못한 것 같아서 봉사원은 그에게 돈의 절반만 넣고 절반은 도로 가져가기를 권했지만 그는 묵묵히 돈을 다 넣고 떠나갔다. 3,752만원의 거금이었다.
나는 지난주 그 기사를 읽었다. 1928년부터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되었지만 이런 거금의 기부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캄캄한 밤에 나타난 횃불과 같은 뉴스이다. 요사이 도처에서 어둡고 험한 소식만 한없이 들려 오는데 그 돈은 참으로 큰 돈이다.
아끼고 아껴서 모아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자선냄비에 쏟아 넣은 그 돈, 왼손이 모르게 바른 손이 넣은 그 돈, 그 돈은 이미 돈이 아니다. 화폐가치로 환산이 안 된다. 천하보다 더 큰 사랑의 결정체이다. 그 씨앗이 우리 겨레의 마음 밭에 뿌려져 싹이 트고 꽃이 필 것이다. 30배, 100배의 열매가 두고두고 맺혀질 것을 생각하니 살맛이 난다. 우리 모국에 희망의 동이 터 온다.
김충국/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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