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한인남성이 자살을 기도하기 위해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러싱 바운 스트릿 선상의 아파트 전경. 2층 창문 부근이 불에 타 시커멓게 그을려 있다.
퀸즈 거주 한인 남성이 5일 새벽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질러 자살을 기도하다 중태에 빠졌다.
뉴욕시 경찰국 스위니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 45분께 플러싱 바운 스트릿 3층짜리 건물(41-55 Bowne St.) 2층에 거주하던 박문 K.(35)씨가 자신의 집에서 소형 개스통과 휘발성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박씨는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가까스로 구출돼 퀸즈 부스 메모리얼 병원으로 급송됐으나 현재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화재 당시 같은 아파트 3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이명순씨는 ‘펑’하는 폭발음에 잠에서 깨 일어나 밖을 보니 아래층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었고 옆 건물에서는 주민들이 아파트 밖으로 긴급대피하고 있었다. 남편과 친정어머니, 여동생 등 4명은 불길에 막혀 소방대원이 도착, 창문을 통해 사다리로 구출되기 전까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며 당시 숨막혔던 상황을
알려주었다.
불이 나자 소방차 5대가 긴급 출동해 30분여만에 진화했으나 박씨의 집이 전소된 것을 비롯 3층 이씨의 집과 1층 정낙진 내과병원은 부분적으로 소실됐다. 박씨가 구출된 집안에서는 소형 LPG 개스통 1개와 신나를 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병과 휘발성 스프레이 10여개가 발견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박씨는 경찰의 리포트와는 달리 나이가 46세이며 약 3년간 노모와 함께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한 이웃은 박씨가 가끔 밤늦게 큰 소리로 오열하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으며 최근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로 결정, 사고가 있기 며칠 전부터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었다며 박씨의 노모는 현재 서울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박씨의 집에서 개스통과 스프레이 등 휘발성 물건들이 다수 발견된 점으로 미뤄 방화에 의한 자살기도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조사를 위해 정밀 수사 중이다.
뉴욕시 소방국 마이클 라크란 대변인은 일단 방화로 인한 화재로 추정하고 있지만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30대 아시안계 남성은 중상을 입었고 다른 3명의 민간인과 3명의 소방관들이 경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정지원·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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