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하와이를 일컬어 지상의 낙원이라고들 한다. 그 이유는 하와이에 도착하면 향긋하게 나는 꽃내음의 바람과 물 속이 환히 들어다보이는 푸른 태평양 바닷물, 하얀 모래의 백사장, 그 밑에 야자수 나무사이로 높이 올려다 보이는 푸른 하늘, 맑은 공기등과 마주치는 순간 이곳이 지상의 낙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와이에 살고 있는 우리같은 카마아이나들에겐 남들처럼 지극히 평범한 여러 가지 일상적인 문제들에 시달리다 보니 지상의 낙원이라기 보다는 천국의 옆집쯤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실 하와이에 사는 사람들처럼 특별히 비싼 세금을 내는 주민들이 전세계에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우리도 미국인이면 다 바쳐야 하는 미국 정부의 연방소득세와 주소득세, 그 외에 물건을 사고 팔 때 내는 4%의 판매세까지 내다보면 수입의 1/3정도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것이 기정 사실이다.
그 외에도 파파야를 비롯한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생필품들이 본토와 외국에서 수입하여야 하며 또한 주택은 세계에서도 몇 번째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로 비싸니 허리가 한번 더 휘청해지는 것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런데 우리 카마아이나에게 붙여진 또 하나의 특별한 세금이 있다. 소위 ‘천국세(Paradise Tax)’라고 하는데 천국의 옆집에 사는 영광으로 바쳐야 하는 세금이라 매우 특별한 것이다.
이 세금은 시도 때도 계절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매년 4월15일까지 보고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해에는 몇백달러에서 몇천달러까지 올라 갈 수있으니 천국 옆집세가 무척 비싼 것은 사실이다.
우리 가족처럼 팔자에 역마살이 있어 동서를 종횡무진 횡단하며 학교, 직장을 다니다 하와이에 정착한 경우 하와이처럼 계절없이 동서에서 몰려드는 손님을 막을 수 없고 이들로 인해 우리집 거실은 하와이의 또다른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가 되어 버린다.
이 분들을 대접해야하는 천국세 등급을 보면 대개 1)점심한끼만 대접해도 되는 손님 2)저녁을 같이하는 손님 3)섬일주와 민속촌 관광을 해드려야 하는 손님 4)골프장 모시고가 골프채 빌려드리고 18홀돌고 맥주까지 함께 마셔야 하는 손님 5)왕복 비행기표에 용돈까지 드려야 하는 손님 6)위의 모든 사항을 포함해 귀향하는 비행기 탑승시 파인애플 한상자까지 챙겨드려야하는 손님으로 구분되어지는데 사실 이 모든 세금이 야릇해서 바치면서도 때에 따라 보람도 있고 즐겁기도 하니 가히 ‘천국세’라는 말이 옳긴 옳은 말인가 보다.
사실 지난 20여년을 하와이에서 살며 이런 세금을 다 바치고도 큰 불편없이 살고 있으니 이또한 감사한 일이다.
어찌되었건 천국세는 꽤 비싸지만 공자님께서 논어의 한 구절을 통해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라고 일러주지 않았는가.
김명희
라디오 서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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