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떤 신문에 한인이 미국사회에서 타 인종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로 한인들의 “사기성”을 지적한 글이 실렸다.
나는 수년 전 등산용 텐트를 하나 사기 위해 체인으로 되어있는 어떤 운동구 점에 들려서 좀 비싼 텐트를 하나 골라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 백인 여자인 이 점원은 나에게 이 가게의 멤버십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나는 앞뒤 생각 없이 불쑥 있다고 대답하였다. 내가 이렇게 대답한 것은 멤버십이 있다고 하면 혹시나 값을 좀 깎아 주려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이 여자 점원은 나에게 멤버십 카드를 보 여 주거나 번호를 말하여 달라고 한다.
나는 카드를 집에 두고 왔고 번호는 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자 이 점원은 이름을 말하여 주면 컴퓨터에 넣어서 내 멤버십 번호를 알아 내겠다고 한다. 나는 결국 멤버십이 없는 사람이라고 실토하지 않을 수 없 었다.
나는 이때 내 얼굴을 볼 수가 없었지만 분명히 벌겋게 달아올랐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쩌다가 무슨 질문을 받으면 사실을 대답하는 것보다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나에게 더 유리한지 하는 것을 순간적으로 계산해서 대답하는 것이 몸에 배어 버린 것이다.
공무원인 나는 손님이 99% 미국사람들이지만 어쩌다가 한국사람인 손님을 시중들 때가 있다. 이때 나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질문을 받으면 사실을 말하는 것보다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한지 계산해서 대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백수의 왕인 사자도 기회만 있으면 힘들여서 다른 짐승을 쫓아가서 잡는 것보다 이미 다른 사자가 잡아 놓은 짐승을 빼앗아 먹는다. 결국 사기라는 것도 힘들여서 돈을 벌기보다 거짓말을 해서 남의 돈을 가로채는 것이 더 손쉽기 때문일 것이다.
짐승이나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사기성이 있다. 이 사기성이라는 것은 적자생존이라는 생명체 진화과정을 가능케 하는 필요불가결의 요소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생존경쟁이 덜 치열한 지역의 사람들은 사기성이 덜 필요한 지도 모르고 생존경쟁이 많이 치열한 지방의 사람들은 살아 남기 위해서 사기성이 더 발달되었는지도 모른다.
나를 비롯한 한인들은 사기성이 되도록 발동되지 않게 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서효원/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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