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다운타운 지역 불법택시 단속에 나선 경찰이 한 불법택시 운전자를 체포하고 있다.<진천규 기자>
다운타운 불법택시 단속 현장
LAPD, 코리아타운도 곧 출동
21일 오후 2시 7가와 브로드웨이 교차로.
조금 전 2번이나 지나갔던 회색 포드 밴이 또다시 나타나 길가에 섰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라틴계 운전자가 경적을 두 세번 짧게 울리며 인도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이리오라는 손짓을 했다. 자동차 안에는 이미 여섯 일곱 명의 남미인들이 앉아 있었다.
운전사는 오른쪽 승객 창문을 열고 밴 옆으로 다가서는 사복경찰에게 무엇인가를 물었다. 사복경찰이 다섯 손가락을 내보이자 운전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몇 마디 가 더 오고갔다. 운전사는 고개를 끄떡이며 뒷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손짓을 했다. 밴의 뒷문이 열렸다.
순간 교차로 곳곳에서 경찰배지를 목에 건 남녀가 튀어나와 밴을 둘러쌌다. 흥정을 벌였던 사복경찰이 운전자를 자동차에서 끌어내 수갑을 채웠다. 이때 갑자기 밴 뒷문이 열리며 안에 앉아 있던 남미계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도망가기 시작했다. 5살 정도된 남자아이를 데리고 있던 남녀승객만 경찰에 붙잡혔다. 곧 LA경찰국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와 체포된 운전자를 뒷자리에 태웠다.
주말 다운타운LA지역에서 무면허 택시 단속작전이 LA시 교통국과 경찰국 합동으로 실시됐다.
이날 오후 12시부터 오후7시까지 다운타운 곳곳에서 실시된 단속에서 15명의 무면허 택시운전사들이 적발됐고, 택시 영업에 이용되던 차량들이 압류됐다. 불법 택시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훈방 조치됐다. 단속에 나섰던 크리스토퍼 앤더슨 교통국 수사관은 “미니 밴, 승객용 밴 등으로 택시영업을 하다 적발된 사람이 오늘은 유난히 많다”며 이날 단속 결과를 평가했다.
시 교통국에 따르면 현재 LA시에서 운행되는 무면허 택시는 3,000여대. 시 정부가 정한 안전규정에 따른 점검을 받고 영업하는 정식 택시 1,900여대 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불법 택시의 문제는 운전면허증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 영업에 나서고,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승객들이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는데 있다.
무면허 택시 운전사를 적발한 프레드 로아(42) 경관은 “먹고살기 위해 애쓰는 같은 동족을 잡는 사실이 어떤 때는 유쾌하지 않은 기분을 준다”며 “하지만 불법택시에 내 자녀가 치어 다칠 수 있고, 법을 지키며 영업하는 많은 택시 운전사들을 생각하며 보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날 7시간 동안 라틴계 불법택시를 상대로 단속을 펼친 당국은 조만간 한인타운에서도 무면허 택시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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