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월이면 생각나는 피로 얼룩진 일이 있다. 제주의 4.3사건이다.
4.3사건은 1945년 일본 식민통치가 끝나고 미군정하에서 실직난, 생필품 부족, 질병과 흉년으로 시달리던 제주 도민들이 1947년 3.1절 시위를 벌이자 미군정이 도민들에게 발포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48년 4월3일 발발한 사건이다.
남로당을 중심으로 좌익파와 민간인들이 반기를 들자 무자비한 강경진압으로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 1이 희생당한 피로 얼룩진 비극사이다.
인류역사를 살펴보면 이와 같이 끔찍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사건이 어찌 한둘이랴.
하지만 미국으로 이민와서 성공하여 잘 사는 우리 중에 비운의 시대를 맞아 우리 선조들이 무고하게 희생된 피의 값을 알고 자세를 가다듬고 세상을 살리려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아니 현재에도 지구 한쪽에서는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다행히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4.3사건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을 애도하고 평화의 공원 등을 조성하려 애쓰고 있다 하니 다행이다.
봄이 한층 다가온 4월의 길목에서 빛나는 봄 햇살이 유독 가시처럼 따갑게 얼굴을 비춘다. 죄 없이 희생당한 희생의 꽃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보경/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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