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파병돼 있는 아들을 둔 한인 김모씨는 요즘 신문보기가 겁난다. 지난주 신문에서 미국인의 불탄 사체가 다리에 내걸린 사진을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혹시나 공수부대 요원으로 이라크에서 작전중인 둘째 아들 아닐까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나 거의 정신을 잃을 뻔했다.
한인 조모 주부도 지난달 말 현지적응 훈련을 마치고 이라크로 떠난 남편 걱정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군목으로 파견된 남편이 현재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로 이동중이라는 소식만 들어 불안한 마음은 이루 설명할 수가 없다.
최근 이라크에서 반미 저항이 거세게 확대되면서 무장봉기 세력의 공격을 받아 전사한 미군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자 이처럼 남가주 한인 파병 가족들은 더욱 피가 마르는 불안과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식이나 남편을 이라크 전장에 보냈거나 보내야 하는 한인들의 현재 심정은 그 상황에 처하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육사 출신으로 1년간 이라크에서 복무하다 며칠 전 본토로 귀환한 김성민 대위의 부친 김만평씨는 “파병군인 가족들은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와도 깜짝깜짝 놀라고 스트레스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며 “자식이 전쟁터에서 사선을 넘나들고 있는데 그런 상황 자체를 떠올리는 게 겁나 서로 말꺼내는 것도 주저할 정도”라고 파병 가족들의 심정을 전했다.
지난해 6개월의 이라크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다시 이라크 투입을 위해 훈련중이라는 해병대 캠프 펜들턴 소속 김동찬 하사의 부친 김탁제씨는 “군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아들을 다시 전장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애타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이라크전이 시작될 때보다 현지 사정이 상당히 안정된 것으로 알았는데 전황이 다시 악화된다는 소식에 전쟁이 장기화될까 걱정이 크다”며 “파병된 병사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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