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온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사장 김성호 목사) 대표단은 4일 주유엔북한대표부(대사 박길연)를 방문, 6.25전쟁으로 헤어진 한국 이산가족들이 북한 가족들의 소재지를 파악하고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목사와 동 협회 황용균 국제담당이사는 이날 오전 11시30분 주유엔북한대표부가 위치한 맨하탄 ‘외교 센터’(820 2 애비뉴)를 찾아, 조길홍·박부웅 참사의 안내로 13층 북한 대표부 사무실을 방문, 북측 관계자들과 약 45분간 면담했다.
동 협회는 지난해 6월, 올 3월 등 그간 2차례 북한대표부를 찾아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시도하다 거절당하자 그때마다 건물 앞에서 항의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이번에도 면담이 거절될 경우 시위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이날은 김 목사와 황 이사의 면담 요청을 받자 북한 대표부가 예상외로 면담에 응해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활동, 동 협회 회원들의 이산가족 찾기 및 상봉, 민간차원의 교류 확대, 민족화합 등의 문제에 대해 장시간 의견을 교환하는 등 이례적인 반응을 보였다.
황 이사는 면담 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간적으로 대하니까 그쪽도 마음을 열고 대해 주는 것같았다. 6.25 당시 북쪽에서 실종된 이들의 생사확인, 상봉, 사망했을 경우 유골 송환 문제 등을 특수 이산가족 문제 차원에서 협조 요청하자 그쪽도 ‘이 문제를 갖고 시위하고 떠든다고 해결되겠느냐? 앞으로 인간적으로 잘해보자’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민간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순수한 인도주의적 시각으로 접근, 교류를 활발하게 해 양측 정부가 이를 실현토록 하는 것이 NGO(민간비영리단체)의 역할이라고 본다. 우리와 같은 NGO들이 이같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북한대표부도 노력해 달라고 하자 그들도 ‘동감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와 황 이사는 북한측이 ‘실종자를 피납자 대신 행방불명자라고 해야한다. (한국에서 납북자라고 칭하는 정서는) 이해하지만 단체 이름을 바꾸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협의회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응징, 한풀이하는 식의 과격적인 방법이 아닌 휴머니즘 차원의 협력적인 태도로 활동 방향을 바꾸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대표단은 이날 북한대표부와의 면담에서 회원 500여명으로부터 모은 성금을 용천 사고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달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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