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17일 한인양로원에서는 어머니날 행사를 하였다.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어머니의 사랑을 모두 자식들에게 주셨기에 이제는 기력이 쇠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한인양로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많은 외부인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나는 할머니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순서가 있었기에 반주하는 학생과 맞추어 보려고 양로원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그때 할머니 한 분이 나에게 걸어오더니 할머니 성함을 알려주시며 당신 딸이 오기로 했는데 혹시 내 딸이 이곳을 잘 못 찾을까 걱정된다며 당신을 양로원 문밖까지 데려다 달라고 하셨다. 바로 그때 그 할머니의 딸이 ‘어머니’하고 달려오고 있었다.
할머니는 내 손을 뿌리치고 얼른 딸의 손을 덥석잡았다. 그 할머니는 어머니날 잔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딸의 얼굴만 바라보고 계셨다.
홀로서기를 할 수없어 간절하게 딸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행사가 끝난후 모녀간에 실랑이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따님집으로 가고싶은 간절한 바램으로 할머니께서는 딸의 옷자락을 놓지 안았다.
워낙 강경한 어머니의 태도에 딸은 양로원 원장에게 어머니의 외출을 허락받고자 했다.
원장은 딸의 사인을 받으며 할머니 따님집에서 하룻밤만 주무시고 오세요 하며 할머니의 손을 잡고 약속을 당부했다.
그때 할머니는 원장님 고맙습니다 그렇지만 하룻밤은 너무 짧으니 하룻밤만 더 자고 올께요하면서 손가락 두 개를 더 펴보였다.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기에 너무 아쉬워 하룻밤의 허락을 애절하게 원하시는 할머니.
그런 과정속에서도 딸의 옷자락을 꼭 잡고 놓지않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찡하였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두 번의 어린시절을 겪는다고 들었다.
나이가 들면 다시 어려진다고 했다. 그러기에 자식보호를 간절히 원하는 것일까?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돌보아줄 자식이 있는 노인들이 더 장수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속을 썩이는 자식이 있음으로 당신의 생명이 더 연장된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과는 대조적이라고 생각했다.
어린시절 행여 엄마를 놓칠세라 엄마의 옷자락을 꼭 잡고 다니는 모습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광경이다.(중략)
어린아이처럼 천진스러운 미소와 안도의 숨을뒤로 한 채 딸의 옷자락을 잡고 차에 오르는 할머니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할머니 두 밤을 주무시고 양로원에 다시 오셔서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이길순(캐티 리)
수필가,
하와이 문인협 회원
저서 ‘세일즈는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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