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세철 미주본사 논설실장>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어떻게 될까. 북한은 끝장이다. 한국은 자칫 회복 불능의 중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한국이 결국 이기기는 이긴다. 그렇지만 그 피해가 너무 커 피로스(Pyrrus)의 승리가 된다는 예상이다.
이런 정황에서 최상의 전략은 어떤 것일까. 공격. 물론 아니다. 방어 중심의 전략. 그것으로도 미흡하다. 억지 전략이다. 대 파국을 불러올 전쟁을 어떻게든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6.25 이후, 50여년 동안 이 억지 전략은 먹혀들었다. 북한은 유사시 미국이 개입하리라는 데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또 미군을 공격을 했다가는 자멸을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억지 전략을 유효하게 한 게 주한미군이다. 미군은 최전방에 배치돼 이른바 ‘인계철선’(Trip Wire)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인계철선은 침입해 오는 적이 건드리면 폭발물이나 신호탄 등을 터뜨려 적을 살상하거나 침입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철선을 말한다.
주한미군은 북한이 남침할 때 예상되는 주요 접근로에 배치돼 있다. 따라서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되고, 공격받은 미국은 전쟁 당사국으로서 자동적으로 한반도 전쟁에 개입하게 된다.
인계철선이 한반도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자동개입을 뜻하는 말로 쓰이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인계철선은 싫든 좋든 지난 반 세기동안 한·미 동맹의 골간을 이루어 왔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한국의 대북 화해정책도 이 담보 때문에 가능했다.
이 인계철선이 언제부터 낡은 개념으로 치부됐다. 서부지역 전방을 맡고 있는 미 제 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 안이 발표된 이후부터다. 이게 작년 봄의 이야기다.
그리고 1년 후. 미 제 2사단의 4000 여 병력을 차출해 이라크로 이동 배치한다는 발표가 전격적으로 나왔다. 미국이 밝힌 이유는 이렇다. 미군 재배치의 일환이고, 이라크 사태 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이유는 어떻든 한국으로서는 여간 큰 안보상의 공백이 아니다. 그러면 이게 다인가.
다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 들어 한·미 양국관계는 계속 불협화음을 빚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주한미군감축의 카드가 불쑥 앞당겨 쓰여졌다. 해서 하는 말이다.
이제는 제 각기 갈 길을 가자. 한·미 동맹관계에 뭔가 큰 구멍이 생긴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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