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7년 예산 편성지침 의결·확정
▶ 올해 728조서 내년 792조~800조
▶ 2차 추경, 세수확대시 더 늘수도
▶ 의무지출 10% 감축 목표세웠지만
▶ 실질적인 감축 효과 두고는 의문

구윤철(오른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올해 700조 원대 슈퍼 예산을 편성한 정부가 ‘적극적 재정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 규모가 80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역대 최초로 의무지출 10%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등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크지 않아 국가 재무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 및 기금 운용 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확정했다. 예산안 편성 지침은 정부 부처가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지침을 마련한 기획예산처는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해 국정 성과를 본격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의 예산편성 기조는 정권에 따라 춤추는 모습을 보여왔다. 2022년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건전 재정’을 앞세웠으나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 재정’으로 편성 기조가 뒤집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 예산은 전년 대비 8.1% 급증한 728조 원이 편성됐고 내년에는 최대 800조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7년 재정지출은 올해 본예산(728조 원) 대비 5% 늘어난 764조 원이다. 하지만 26조 원 규모의 전쟁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754조 원을 기준으로 5% 증가율을 가정하면 내년 예산은 792조 원에 달한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돼 올 하반기 2차 추경을 할 경우 내년 지출은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현시점에서는 적극적으로 재정 운용을 하겠다는 것으로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증가할지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적극적 재정 운용을 위해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에 착수할 방침이다. 내년 의무지출은 10%, 재량지출은 15% 감축해 역대 최대 규모였던 올해(27조 원) 이상으로 재정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2017년 이후 통상 재량지출 10%를 목표로 삼았던 정부가 의무지출 10% 감축 목표까지 공식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본예산 기준 의무지출은 388조 원, 재량지출은 340조 원이다. 정부 목표대로 지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각각 39조 원과 51조 원 등 총 90조 원가량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재정 투입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저성과·비효율 사업은 과감히 감축하거나 폐지할 계획이다. 한시·일몰 사업은 그간 반복적인 기한 연장에서 벗어나 원칙적으로 종료한다. 전체 사업 수도 10% 수준에서 감축한다.
하지만 의무지출 구조조정 실적은 증액 여부와 관계없이 제도 개선 전후를 비교해 절감 규모를 계산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를 들어 올해 예산이 60억 원인 사업이 내년에 80억 원으로 증액되더라도 제도 개선 전 예상된 100억 원에 비해 20억 원을 줄였다면 이를 감축 실적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재정을 △인공지능 전환(AX), 녹색 전환(GX) 등 성장 패러다임 전환 △지방 주도 성장 △양극화 완화 및 저출생 대응 △안전·평화 기반 구축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정 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만큼 국가부채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도 이미 예산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출 확대가 이어질 경우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한다고는 하지만 내년에도 큰 폭으로 예산을 늘리게 되면 국가부채가 쌓이면서 재정 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올해 국가채무비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각 부처는 5월 31일까지 이번 편성 지침에 따른 예산 요구서를 기획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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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ㆍ김남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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