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반갑게 해후한 최학묵씨(왼쪽)와 윤건중(오른쪽)씨가 어깨동무를 한 채 학창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형 나야, 내 목소리 잊지 않았지!
전화 너머로 잊혀졌던 추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40여년 전 친형제와도 같이 우의 좋게 지냈던 중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 까까머리에 새까만 모자와 교복, 솜털이 보송보송한 애송이가 어느새 주름살이 깊게 패인 나이의 어른이 돼서 마주했다.
오클랜드에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최학묵씨는 20일 배달된 아침 신문(본보 A1면)에서 너무나도 반가운 얼굴을 발견했다.
1963년 유난히 따르던 선배가 미국으로 떠난 던 날 김포공항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떠나는 형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계속 손을 흔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나 연방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 협의회 주최의 ‘미 리더십 트레이닝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인 공직자 6명의 인터뷰 기사 속에서 그리운 윤건중씨(오하이오주 국방부 조달청 디렉터)의 얼굴을 발견했다고 최씨는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세월이 흘러 까맣던 머리가 백색으로 변했고 모습도 달라졌지만 한눈에 형을 알아볼 수 있었다며 곧바로 신문사로 전화해 연락처를 받아들고 무작정 선배가 묵고 있는 호텔로 향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복 중고등학교 재학 당시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두 손을 움켜잡고 초가집 3평도 안되던 방에서 함께 합숙하며 논두렁, 한강, 미아리에서 스케이트를 타던 이야기 등 서로의 추억을 더듬었다.
윤 씨는 매년 겨울마다 훈련 때문에 함께 살다시피 했다며 특히 운동하며 다져진 끈끈한 우정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고린내 가득했던 방에서 함께 했던 기억을 나누었다.
최씨는 한참만에 만난 형의 얼굴을 바라보며 옛날에는 샤프했는데…살쪘다고 말하자 이에 선배인 윤씨는너는 얼굴이 커졌다며 장난스럽게 응수했다.
두 손을 꼭 마주 잡은 두 사람은 이제 자주 자주 연락해라며 크게 웃어 보였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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