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옥/전 고교 역사교사
주말이면 공원이나 동네 놀이터에서 유니폼을 입은 여아들이 정식 심판을 두고 축구경기를 하는 모습이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예전 같으면 아무렇게나 걸쳐 입은 사내아이들이 야구방망이를 흔들거나 붙잡기 힘든 미식축구공을 가지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곳에 금발의 여아들이 축구공 한 번 차보려고 20여명이 몰려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이런 풍경 뒤에는 물통을 하나씩 들고 열띤 응원을 하는 어머니들이 도사리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그들에게 붙여진 이름은 ‘싸커 맘’이다. 현재 세계 최강팀의 하나인 미국 여자 축구팀이 태어나게 된 뒤에는 한국의 ‘치마바람’에 해당되는 이런 극성스런 ‘싸커 맘’들의 열정이 있었다.
올림픽경기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가 상업화하면서 운동 선수들이 명성과 함께 엄청난 액수의 돈을 벌어들인다. 미국 프로농구선수들의 평균 연수입이 500만달러나 된다는 사실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이 개인과 부모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1인 사업체로서 해 볼만한 직업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여자축구선수들은 수입 면에서 보잘 것 없으나 그래도 싸커 맘들은 휴일이 되면 자식들에 꿈을 심어주기 위해 애들을 데리고 동네 운동장을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어머니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끈질긴 노력과 의지에 의해 키워진 운동선수들이 활약하는 분야가 프로 골프이다. PGA나 LPGA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유명 선수들이 아버지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데 그 예외가 드물다.
LPGA의 경우 올해는 무려 20명이 넘는 한인 낭자들이 몰려 함께 뛰고 있어 대회 자체가 온통 한국여인들 판이 되어버렸다. 박씨 성을 가진 몇 선수와 떠오르는 미래의 골프여왕 등 이들 세계 최고급 선수들이 아빠에 의해 손에 클럽이 쥐어지고 아빠에 이끌려 골프장을 찾게 되었다는 것은 퍽 흥미 있는 일이다.
이들을 일컬어 ‘골프 댓’(골프아빠)이라 하겠는데 넘쳐나는 한인 ‘골프아빠’에 비해 무슨 이유에서인지 미국 아빠들은 딸들을 햇살이 이글거리는 골프장으로 밀어내기를 무척 꺼려한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의 능력이 남달라서라기 보다는 실수 투성이의 아이를 인도한 아버지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인 경우가 흔하다. 자녀에게 길을 찾아주고 영감을 심어주는 아버지가 한인가정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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