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세철 미주본사 논설실장>
트루먼과 아이젠하워, 그리고 레이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 때는 ‘C급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평가가 날이 갈수록 달라져가고 있다. 그 게 공통점이다.
트루먼은 쫓기다 시피 백악관을 떠났다. 인기는 바닥이었다. 진작부터 재출마를 포기한 상태였다. 결국은 한국 전쟁도 마무리지지 못한 상태에서 쓸쓸히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평가가 말이 아니었다. ‘최악의 대통령’이란 평이나 모면하면 다행일 정도. 그에 대한 평가가 그러나 최근 들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워싱턴, 링컨,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과 함께 ‘가장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오를 정도다.
정확한 시대감각이 그에 대한 새로운 평가의 기반을 이룬다. 전 후 냉전시대 도래를 일찍이 꿰뚫어 보았다. 그리고 대서양 동맹이라는 대 전략을 수립했다. 이 점이 다시 평가된 것이다.
아이젠하워는 항상 인기 있는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직을 떠날 때도 인기는 높았다. 대통령으로서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는 그러나 별개였다. C급이라는 평가였다.
80년대부터 평가가 달라졌다. 최근 매겨진 평점은 역대 9위다.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 그리고 반대자를 포용하는 관용의 리더십에 대해 새로이 평가가 이루어진 것. 그리고 겉보기와는 달리 단호한 지도자가 아이젠하워였다는 평가다.
1983년의 어느 날 미국의 대통령이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칭했다. 세계가 깜짝 놀랐다. 전문 외교관들은 패닉상태에 빠질 지경이었다. 외교 전례 상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무식한 할리웃 배우 출신이나 가능한 발언이다. 프로 외교관들의 하나같은 지적이었다. 그러나 레이건의 ‘악의 제국’ 발언은 엄청난 영향을 가져왔다.
그 악으로부터 끊임없이 시달림을 받았던 동구의 반체제 인사, 소련의 양심세력이 크게 고무됐다. 마치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당시 한 소련의 반체제 인사의 후일담이다.
이제 와서 보면 그 숱한 소련전문가란 사람들보다도 소련의 취약점을 가장 정확히 간파한 사람이 바로 레이건이었다.
소련제국이 붕괴된 오늘 날 레이건에 대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다. 소련, 악의 제국과의 냉전을 승리로 이끈 지도자란 평가다. 아마도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의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평가다.
2차 세계대전시 서방을 승리로 이끈 위대한 지도자, 처칠과 루즈벨트와 비견될 정도다. 대처 전 영국 총리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함께.
그 레이건이 역사가 맡긴 일을 다 마치고 영면했다. 미국은 확실히 지도자 복이 있는 나라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