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호글런드
레이건 사망 후 그의 장점은 비현실적인 수준까지 치켜세워지고 있다. 40대 대통령이었던 그가 찬사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또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얘기를 하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그가 퇴임한 지난 16년 간 그의 업적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부풀려졌는가는 수수께끼다.
레이건을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게 한 냉전의 승자로 보는 것은 결과를 가지고 그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라크 전과 알 카에다와 싸움에 지친 미국인들이 진정한 영웅을 갈망하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또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 이다.
그러나 레이건이 베를린에 가 벽을 허물라고 했다고 그가 처음부터 냉전에서 승리할 작전을 가지고 백악관에 입성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당시 국제 문제를 취재한 내 경험으로 보면 레이건이 소련에 대한 현실 감각을 갖게 된 것은 나중이다. 외교 문제에 있어 임기응변으로 대응한 적이 많았으며 항상 성공한 것도 아니다.
레이건은 외국에서는 인기가 없었으나 그는 소련 제국주의의 악함과 운명에 관해 세계 어느 지도자들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의 비판자들이 말하듯 ‘사람 좋은 바보’는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은 그의 힘보다는 폴란드와 헝가리, 동독인들의 투쟁의 결과였다.
또 소련이 붕괴한 것도 50년 간 미국과 서유럽이 단결해 무력으로 소련의 위협에 맞선 공이 컸다. 레이건은 집권 중 퍼싱 미사일의 유럽 배치를 강행함으로써 유럽 각 국과의 관계를 악화시켰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을 몰아내기는 했으나 결국 알 카에다와 후세인을 키웠다.
레이건의 낙천적인 성격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결점을 미화하기에 급급한다면 우리는 그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할 것이다. 레이건의 참모습을 기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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