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정착한 한인 약사로 초창기 개척자의 한 사람이며 맨하탄의 한인타운 브로드웨이에서 브로드웨이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권오윤 사장(68)은 요즘 전세계를 상대로 약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록키산맥에서 솟아나는 성분이 우수한 약수를 상품으로 개발하여 미국에서 시판을 시작했고 최근 멕시코에 첫 수출까지 했다. 앞으로 미국 전역으로 시장을 넓히
고 아시아와 남미 등 국가에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권사장이 개발한 약수는 콜로라도주의 매니토 스프링스(Manitou Springs)라는 작은 도시에서 나는 약수이다. 록키산맥의 최고봉인 해발 4300미터의 파이스 픽 마운틴 지하에서 솟아나는 이 약수는 인체에 필수적인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옛부터 민간요법의 치료제로 알려져 왔다.
기록에 따르면 아메리칸 인디안들은 이 약수를 소화장애와 피부병 치료에 이용했는데 그 후 이 약수의 효험을 알게된 영국인 의사가 처방약으로 정식 사용하면서 유명해져 사람들이 모여들어 도시가 형성된 것이 오늘날 매니토 스프링스 시티이다.
이 약수가 널리 알려지면서 유명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도시에는 그랜트 대통령, 맥킨리 대통령, 루즈벨트 대통령, 토마스 에디슨 등 많은 저명인사들이 병 치료를 위해 찾았다는 내력이 있으며 뉴욕의 메이시스 백화점 회장 제롬 윌러는 부인의 건강을 위해 이곳을 찾아 시내에 큰 시계탑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하여 1884년에는 이 약수가 병제
품으로 판매되기도 했는데 한 병이 당시 가격으로 4달러나 하여 부유층만 사서 마실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오면서 항생제와 각종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이 약수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져 갔다. 과거 의약품이 없었던 때는 이 지역에 결핵환자들이 모여들어 결핵요양소까지 생겼으나 강력한 결핵치료제가 나오면서 약수의 용도가 사라지고 말았다. 또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이 속속 개발되면서 약수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게 되었다. 이리하여 약수 도시인 매니토 스프링스는 관광도시로 변했다가 다시 산업도시가 되었고 약수터는 연방정부의 소유로 얼마 전까지 방치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권사장이 이 약수를 재개발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는 44년간 약사로서 약을 팔아왔다. 그러나 그 자신도 이민초기에 몸을 혹사한 데다 나이가 들면서 80년대 초부터 당뇨, 고혈압, 충치, 위궤양 등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는 아픈 사람들에게 약을 팔아왔지만 의약품으로 질병을 완치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현대의학이나 의약품으로 고칠 수
없는 성인병의 근본원인과 치료방법은 무엇인가. 그는 그 때부터 이 의문을 풀기 위한 일에 매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도달한 결론은 간단히 요약해서 생태계의 파괴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문제라고 설명한다. 즉 생태계는 상생의 원리와 안정의 원리, 순환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인데 이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자연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80년대에 농학자들이 토양에서 미네랄 성분이 점점 부족해져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발견
하여 화분에 미네랄을 보충해서 꽃을 잘 자라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파괴된 생태계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 현대병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권사장은 이러한 자신의 견해를 체계화하기 위해 코넬의대의 조동엽 박사를 찾아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조박사는 그가 7년전 서울의대의 학술발표회에서 만났던 사이로 그 명성을 듣고 찾아갔었는데 권사장을 본 조박사는 “장사꾼이 장사나 하지 무슨 연구냐”고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권사장의 견해를 듣고 난 후에는 “나의 40년 연구와 당신의 경험이 일치한다”면서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한다. 그리하여 권사장이 이 테마로 성균관대학교에서 약학박사과정을 시작했는데 조박사가 적극 지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권사장에 따르면 인체에 미네랄 성분이 부족하면 다른 영양소의 활성화와 대사작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만,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제약사에서 만든 각종 미네랄 제품을 팔고 있지만 과학을 이용해 만든 이와같은 제품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미네랄은 물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는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약
수와 온천수를 찾기 시작했다.
미국내에서 유명하다는 약수터 50여곳을 찾아다니다가 1880년대 중반 매니토 스프링스를 알게되었다는 것이다.그는 이 광천수를 불하받기 위해 5년간이나 시에 많은 기부금을 내면서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리하여 2002년 가을 광천수 개발권을 매입했고 매니토 스프링스 미네랄워터 회사를 설립, 2003년 11월 현지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에서는하루 1만병의 약수를 생산하고 있다. 권사장은 이 약수에 인체가 필요로 하는 12가지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FDA가 승인한 함량표에는 칼슘 29.6%, 소디움 13.6%, 크롤라이드 8.7%, 마그네시움 5.2%, 포타시움 1.9%, 불소 0.4% 등으로 성분이 표시되어 있다.
항생제 등 현대의약품이 나오기 전에 사람들이 치료제로 썼던 이 약수는 이제 현대병이 의약품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연식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권사장은 이 약수가 21세기에 인간의 건강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이 약수를 마신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성인병을 치유한 효험을 보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오래동안 약국 경영과 부동산 투자로 돈을 꽤 모았는데 이러한 확신 때문에 약수 개발에 돈을 모두 쏟아넣었다고 한다.
매니토 스프링스는 매우 보수적인 도시이므로 처음에는 약수를 개발하겠다는 권사장을 매우 경계했지만 이제는 약수에 대한 그의 정열에 감동하여 지난 달 시의 역사보존위원회서 그에게 영예상을 수여할 대 시장 이하 전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는 것이다.
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권사장은 성대 약대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을 졸업했다. 1960년 약대를 졸업한 다음 날부터 약국을 개업한 그는 1972년 도미, 2년 후 뉴욕 약사면허를 받았고 제 2대 뉴욕약사회장을 지냈다. 1975년 뉴욕에서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브루클린에 약국을 개업했고 이어 1978년부터 맨하탄에서 브로드웨이 약국을 개업했다. 그는 미주상공인 총연합회장 등 단체활동도 많이 했으나 이 약수 개발을 위해 다른 활동은 모두 접었다고 한다.
권사장은 1984년 제약회사를 설립, 각종 영양제를 생산해 왔다. 그러나 그는 과학을 이용하여 만든 약품보다는 천연약품이야말로 인간의 자연 면역성을 높여주고 만성병을 예방 치료해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매니토 미네랄 약수와 그가 7년전 대관령의 황백나무에서 개발한 자연항생제 ‘골든 트리(Golden Tree)가 21세기의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약사로서 평생을 살아온 그는 돈을 번다는 차원을 넘어 많은 사람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보람을 찾겠다면서 앞으로 만병질병의 자연예방 치료제의 연구개발에 여생의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기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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